대전시티즌의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시티즌이 자생력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예산 삭감이 주된 이유다 (사진 : 대전시티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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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티즌의 영원한 숙제 '자생력"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대전시티즌 관련 기사에 언론들이 즐겨 인용하는 문구다. 2018년 대전시티즌은 말 그대로 가지 많은 나무였다. 60명이 넘는 방대한 선수단 운영이 입방아에 올랐다. 애초 뿌리가 부실해 위태롭게 서 있던 나무에 필요 이상의 가지들이 걸쳐 있었으니 누가 봐도 위태롭게 보였던 것이다.
시즌 초부터 대전시티즌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김호 대표의 구단 운영 방식에 불만을 품은 팬들은 일찌감치 등을 돌렸고 지역 축구계 인사들도 시티즌의 방만한 운영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대전시티즌 이사회 중 감사를 포함한 6명이 시티즌의 방만한 운영을 문제 삼아 사직서를 제출했고 김호 대표에 대한 사퇴도 요구했다. 사직 의사를 밝힌 이사 A 씨는 "사상 유례없는 방대한 팀 운영에 자생력에 대한 지적을 수차례 했지만 이를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는 단 두 번만 개최됐다"며 "팬들도 무시하고 각종 구설수만 난무한 시티즌에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호 대표가 비난을 감수하면서 방대한 선수단을 꾸린 배경에는 김 대표 자신이 자주 언급했던 '선수 육성'에 기인한다.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R 리그(2군 리그)에서 경험을 쌓게 하고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키워 주전급으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시즌 초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인 선수단 운영 전략을 설명하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체계적인 2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티즌은 2군 시스템 운영에 대한 성과로 올해 R 리그 남부권역 우승을 홍보한 바 있다. R 리그 남부권역은 대전, 대구, 포항, 전남, 울산, 경남, 부산, 전북 8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전은 "U-19 대표팀에 선발된 김세윤과 이지솔이 R 리그를 통해 기량을 다졌고, 35라운드 부천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안주형도 R리그를 통해 배출된 사례"라고 밝혔다. 시티즌의 2군 시스템 운영이 대전시티즌의 자생력 확보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지역 축구계 한 인사는 "R 리그 참가하는 선수들은 시티즌의 유소년 출신 유망주들이 뛰도록 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기량 유지와 테스트용으로 활용하되 그 인원은 35명 정도의 선수단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운영비 대부분을 대전시에 의지하는 수익 구조 역시 시즌 내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시티즌은 올해 90억에 달하는 막대한 운영비를 쓰고도 6억의 추가 예산을 시에 요구했다. 지난 7일 열린 대전시의회 예산특별위원회에선 시티즌이 요구한 추경예산 6억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김인식 예산특별위원장은 "의회에서 수십억의 예산을 반영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적자에 대한 보전금을 요구하는 것은 정말로 염치가 없는 짓"이라며 "시티즌이 요구한 추경 예산은 시티즌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힘줘 말했다.
시티즌이 대전시에 요청한 내년 예산은 75억이다. 올해 운영비보다 대폭 줄어든 금액이지만 시의회에선 이마저도 60억대로 삭감할 예정이다. 시티즌은 강력한 쇄신 방안으로 자생력 확보를 약속했다. 60명의 선수단 규모를 35명대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단순히 선수단 규모를 줄이는 것이 시티즌의 재생력 확보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김 대표의 더욱 강력하고 체계적인 쇄신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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