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부동산 중개수수료에 대한 불만

  • 오피니언
  • 기자수첩

<편집국에서> 부동산 중개수수료에 대한 불만

  • 승인 2019-01-10 17:53
  • 신문게재 2019-01-10 22면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지난해 12월 초 이사를 했다. 익숙한 생활터전을 떠난다는 두려움과 더불어 새로운 환경을 맞는다는 설렘이 교차했다.

하지만 중계 수수료 때문에 설렘은 아침 이슬처럼 사라졌다. 중계 수수료는 공인중개사법에 의하면 토지, 건물 등 중개대상물에 대해 거래 당사자간의 매매, 교환, 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 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의 대가로 지급하게 돼있다.

거창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필자가 중개 서비스를 경험해 본바에 의하면 전혀 전문적이지 않았다. 때문에 매도를 도운 중개인과 매수를 보조한 중개인에게 각각 100만이 넘는 돈을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지급하면서 강탈당하는 느낌이었다. 부동산 사무실를 찾아온 고객에게 매물인 아파트를 소개하고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서류에 도장 몇번 찍는것이 중개사가 한 일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는 법무사를 통해 등기부등본을 넘겨받은 다음날 인터넷등기소에서 확인해보니 '이 부동산은 가압류 기입사건이 접수되어 처리중입니다'라는 문구가 등기부 등본에 떡하니 첨부돼 있어 대경실색했다. 근심어린 마음에 중개인을 찾아 면담 하니 "잔금을 지급하기 전에 등기부 등본을 확인했을 때 문제가 없었다"며 책임 회피성 발언을 들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라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끊이지 않고 올라오는 단골메뉴라고 한다. 그만큼 불만을 가진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 일부에선 부동산 중개인 빼고는 모든 국민이 잠재적 민원인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서 공인중개사로 현역에서 몇년간 일한 친한 친구가 있다. 직장인처럼 서류와 씨름을 하거나 시간에 쫓겨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비싸다는 서울에서 임대료며 세금이며 만만치 않은 고정비용이 발생할텐데 어떻게 유지하는지 궁금해서 수입을 물어봤다. 그랬더니 "한달에 중개를 1건만 하면 유지는 되고 그 이상하면 직장인 수입보단 났다"고 말한다. 가늠이 안돼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8억이다. 수수료 0.5% 적용하면 400만원이고 매수·매도인 양쪽에서 받기 때문에 총 수입이 800만원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놀라웠다. 수십억에 달하는 강남 아파트나 빌딩을 중계하면 한번에 몇천만원의 고소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친구는 채무, 채권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일이며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매물을 찾아내는 것도 생각외로 어렵다며 '중개 수수료는 정당한 노동의 댓가'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수수료에 대한 불만과 공인중개사에 대한 불신의 골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중개인의 신뢰를 회복하는 정부의 행동이 시급하다.
이건우 기자 kkan2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복지관 치료수업 중단, 재활 어쩌나…" 장애 부모 울상
  2. ‘2024 e스포츠 대학리그’ 시드권 팀 모집 시작
  3.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신안동, 노인 대상 '찾아가는 스마트폰 활용 교육' 추진
  4.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성거읍, 노인 대상 '별꽃 원예 치유 프로그램' 추진
  5. [사설] 소진공 이전 아닌 원도심 남는 방향 찾길
  1. "자식한텐 과학자로 가지 말라고 한다" 과학의 날 앞두고 침울한 과학자들
  2.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우리동네 교통안전 사랑방' 신설 운영
  3. [4월 21일은 과학의날] 원자력연, 방사선 활용해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에 구슬땀
  4. [2024 대전 과학교육 활성화] 창의융합교육으로 미래 인재 양성
  5. [사설] 민주당 '상임위장 독식설', 또 독주하나

헤드라인 뉴스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제64주년 4·19혁명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참배를 놓고 조국혁신당이 “여야와 정부 요인도 없이 ‘혼자’ 참배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 서울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는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오경섭 4·19민주혁명회장, 정중섭 4·19혁명희생자유족회장, 박훈 4·19혁명공로자회장, 정용상 (사)4월회 회장, 김기병 4·19공법단체총연합회 의장 등이 함께했다.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 4월의 여름 풍경 4월의 여름 풍경

  •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