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도시와 인간은 대학과 함께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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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도시와 인간은 대학과 함께 진화한다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교수

  • 승인 2019-02-25 08:22
  • 수정 2019-04-29 10:40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준원교수
이준원 교수

캘리포니아 연구진들은 얼룩말의 줄무늬가 흡혈파리의 접근에 혼란을 느끼게 하여 피해를 줄이도록 진화됐다고 발표했다. 자연 속에서 생존하고 적응하기 위해 생명체들은 유전자를 변화시키고 단백질 발현을 조절하도록 진화해왔다.

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멸종이 10만년 전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자연 속에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개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는 인간의 대부분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의 다변화된 변화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다양성에 의해 변화의 속도가 빨리 나타나고,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영향을 주는 자연과 환경은 인간과 상호작용을 하며 더욱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다.

'도시는 젊은이를 삼켜서 노인을 토해낸다'는 속담이 있다. 젊은이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노인 인구의 증가속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노령인구는 도시를 떠나지 않고 있다. 도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와 휴식의 조건이 충족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 형태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환경적 요소는 인간 진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며, 이들은 지속적으로 문화적인 심리를 충족하길 원한다. 도시를 구성할 때 주거 공간 안에 자연친화적인 공원을 구성하기도 하지만 기능적으로 보면 한계가 있고, 주거와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간은 도시에 밀집돼 있으며 자연과 멀어져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자연을 연결해주는 통로에 위치한 인프라는 도시 기능을 재충전하고 시민과 연결해주는 삶의 모태와 안식처가 될 수 있다.



시애틀은 이민자와 망명자를 포함해 소외계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진보적인 도시로 알려졌다. 공동체 텃밭과 같은 지원 프로그램은 다양한 주체들을 하나의 관심사로 묶어 줄 기회가 됐다. 다양한 인종이 자유로움을 느끼며 안락하게 거주할 수 있게 만든 열린 사회는 다변화된 다양한 인재를 끌어당기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며, 다양성 속에서 안도감을 얻으려는 인간의 본성을 만족할 수 있다. 이러한 독특한 특성을 가진 시애틀은 이곳에 정착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과 같은 창의적인 거대기업의 토대가 됐을지도 모른다.

행복지수가 높은 북유럽인들은 많은 동호회에 가입하고 다양한 주제들을 토론하고 즐기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자동차의 도시 미국 디트로이트, 조선소의 도시 경남 거제시와 같이 한 가지 산업으로 단일화된 지역은 쇠락의 길을 가고 있다. 도시가 진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시민이 거주하길 원하는 구조를 가지려면 다양한 표현형을 가진 인간들을 품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중세의 도시는 대학과 함께 발전해왔고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지식인 소사이어티는 도시 주거지를 바꾸고 문화와 산업혁명을 주도했지만, 도시의 팽창은 다른 한쪽의 공동화 현상을 일으키고 그곳의 삶은 저하됐다. 현대의 도시에서 기업을 유치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풍족한 인력을 공급해줘야 하는 대학이 필요하며, 디지털 도시와 자연을 결합하는 연결 구조인 대학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자연을 품고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는 기관은 도시 안에서 많지 않다. 이러한 공간적 형태를 고려한다면 자연을 품고 있는 배재대학교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

보수적인 조직은 열린 조직과의 경쟁으로부터 낙오하게 될 것이며, 닫힌 대학은 학생들에게 만족감과 안정성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대학은 도시 문화를 만족하게 하기 위해 마을 공동체 사업 같은 공익 프로그램을 만들고 소외계층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회적·공익적 가치를 창조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

이방인에 대한 관대함은 혁신적인 통로의 문이 될 것이며,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는 대학의 모습이 미래에는 사회가치와 건전한 유전자의 변화를 열어주는 관문이 될 것이다.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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