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 대전재즈협회장 |
해마다 이맘때쯤에 벚꽃나무 아래서 흩날리는 벚꽃 사이로 듣곤 했던 노래, 재즈보컬리스트 말로의 노래 '벚꽃지다'.
얼마 전 필자는 송촌동 살던 시절 자주가던 계족산 산속 황톳길을 걸으며 벚꽃나무 아래에서 오랜만에 옛 시절을 회상하며 보사노바 리듬의 벚꽃지다를 감상했다.
우리는 재즈라고 하면 좋다고 하면서도 우선 어렵다 라는 말을 먼저 하는 것 같다. 재즈에는 어렵고 난해한 곡들도 있지만 이런 면은 대중음악이나 클래식도 비슷하고, 가볍고 경쾌한 곡들도 많아 부담 없이 재즈를 들을 수 있다. 실제로 광고음악에서 재즈가 많이 사용되는 것만 보더라도 재즈는 어려운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 가깝게 있는 음악의 한 장르이다.
재즈는 먼 옛날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흑인들의 삶의 애환과 음악적 감각, 미국(유럽)의 음악이 융화, 발전되어 나온 것이 재즈의 중요한 모체 중 하나인 것 같다.
재즈를 듣다 보면 흑인의 감성, 한(恨)이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런면에서 재즈는 우리의 국악과도 많이 닮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뮤지션 중 이희문(국악), 피트정(재즈기타) 등 국악과 재즈를 접목하는 뮤지션들도 많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공연장에서의 관객 반응도 상상 이상이다.
퓨전 국악 밴드 '구각노리'는 피트정(재즈기타), 모래(해금병창), 원익준(풍물드럼)으로 구성되었으며, 원익준의 풍물드럼은 장구, 꽹가리 등의 국악타악기를 기본적인 드럼 세트에 세팅하여 함께 연주하는데, 다채로운 리듬과 색을 입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드럼의 색깔 짙은 리듬 위에, 기타와 해금, 피트정과 모래의 보컬이 각각 어우러지며 구각노리만의 독특한 특색을 보여 준다. 실제로 지난해 대전 재즈클럽 옐로우 택시에서의 구각노리 공연은 관객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일반적으로 대중음악은 보컬위주의 곡으로 보컬이 주로 돋보이는데, 재즈는 좀 더 공평해서 보컬 포함, 연주자 모두가 돌아가면서 솔로연주를 보여준다.
재즈는 또한 개개인의 연주, 즉흥연주를 중요시해서 아무리 유명한 명곡이라 할지라도 곡도 중요하지만 연주자의 철학과 그 순간 순간의 감성 및 표현력과 연주력이 중요시된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재즈도 조금씩 변화해 왔고, 뉴올리언즈 재즈, 딕실랜드 재즈, 스윙 재즈. 비밥 (Be bop)등의 형태로 발전해 왔다. 재즈연주에 있어서 사용되는 악기로는 피아노, 베이스, 드럼, 기타, 트럼펫, 색소폰, 클라리넷, 트럼본 등이 있으며 유명 재즈뮤지션으로는 루이 암스트롱, 듀크 엘링턴, 찰리 파커, 리 릿나워, 존 콜트레인 등 외국 뮤지션과 이정식, 웅산등 국내 뮤지션이 있다.
이제 벚꽃도 지고 며칠후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이다. 서울재즈페스티벌 등 많은 문화행사가 열린다. 꽃피는 5월에는 재즈페스티벌이나 가까운 재즈클럽에서의 재즈감상은 어떨까?
/박종화 대전재즈협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