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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투석과 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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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5-01 09:29 수정 2019-05-01 15:28 | 신문게재 2019-05-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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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제공
브루나이가 지난달 초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형법을 도입했다.

법에는 동성애자나 간통죄를 저지른 이는 돌을 던져 죽이는 '투석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절도범의 경우 초범은 오른 손목을, 재범은 왼쪽 발목을 절단하고, 미성년자도 처벌에 예외를 두지 않았다.

'투석사형'은 이란,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 간통했거나 기본적인 사회 질서를 어지럽힌 여성 등에게 여전히 행해지고 있다.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들은 줄이어 브루나이에 대해 비판하며 새 법 폐기를 요구했다. 또한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를 비롯한 전세계 저명인사들뿐만 아니라 각국 기업들까지 브루나이왕족이 소유한 호텔 등에 대해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등 '브루나이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브루나이는 요지부동이다.

브루나이는 동남아시아의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다.

1967년 직위에 오른 볼키아 국왕은 석유를 독점하며 절대권력을 휘둘러왔다.

석유는 이 나라 국내총생산(GDP)의 70%, 수출의 98%를 차지한다. 국왕은 이 수익을 독점하면서 대신 국민들에게 무상교육, 무상의료, 연금 등을 제공한다. 개인과 기업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대신 왕실을 비판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 있으며 국영언론이 국민의 눈과 귀를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새 형법 시행에도 내부의 비판 목소리는 미미하기만 하다.

생물계의 두 갈래 중 움직일 수 있고,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없어 다른 생물로부터 영양분을 얻어 살아가는 생물을 '동물'이라고 한다.

사람은 동물이다. 하지만 동물 모두가 사람은 아니다. 동물은 생존을 위해 다른 동물들을 해하고 잡아먹기도 하지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은 없다.

성경 '요한복음'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들이 간음하다가 잡힌 한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우고 "선생님, 이 여자는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의 법에는 이런 여자를 돌로 쳐죽이라고 했는데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하고 예수에게 물었다. <중략> 그러자 예수님은 일어나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사람이 먼저 그 여자를 돌로 쳐라" 하시고 다시 몸을 굽혀 땅바닥에 무엇인가 계속 쓰셨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들은 양심의 가책을 받아 나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시작해 하나씩 둘씩 모두 가 버리고 예수님과 거기에 서 있는 여자만 남았다. 예수님이 일어나 그 여자에게 "그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죄인 취급한 사람은 없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녀는 "주님, 없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때 예수님은 "그렇다면 나도 너를 죄인 취급하지 않는다.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하고 말씀하셨다'라는 내용이다.

투석은 일종의 손가락질 형벌로도 볼 수 있다.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듯 돌을 던지는 것이다. 요즘은 댓글로 손가락질을 한다. 악플을 다는 행위는 돌맹이를 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투석'은 지금 우리에게도 존재한다.

현옥란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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