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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어머니 나의 어머니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배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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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5-02 09:05 수정 2019-05-02 09:33 | 신문게재 2019-05-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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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 미협회장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배재대 교수
1시경에 잤는데 뒤척이다 눈을 떠 보니 아직 4시도 안됐다. 겨우 3시간도 못 자고 잠이 깼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던 게 습관처럼 나의 몸에 베 있었는데 말이다. 작업을 하다 보면 일찍 잠들고 싶지 않은 궁상들이 만든 일상처럼 말이다. 세상의 편견과 탐욕에 어떠한 저항을 뒤로한 채 고독한 독거를 유지했던 나만의 작가 성향일 수도 있다.

그나저나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고 하더니 내가 벌써 그렇게 된 나이인 건가? 밤은 여전히 깊고 더 깊은 고뇌는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 볼륨을 약하게 해서 음악을 켜고 잠을 청해 본다.

"잠시 후면 또 오늘의 태양이 떠오르겠지!"

올 4월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제삿날이 있는 달이다.

세상천지가 아름다운 꽃의 계절에 돌아가신 지 7년이 되었다.

저녁이면 어머니에게 전화 드리고 말벗이 되어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머니가 편하게 사실 수 있도록 살림살이도 바꿔드리고 계속 효도하면서 어머니 사랑을 갚아가고 싶었는데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았고 나 살기 바쁘다고 마음을 더 쓰지 못한 것 같아 늘 후회스럽고 이맘때가 되면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내 어머니는 나를 만드신 분이고 하늘나라에서도 아들을 지켜보고 계실 게다. 어머니가 계신 묘에도 꽃이 피었다.

한 집안의 여러 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나 그림을 좋아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었다. 그림을 하고는 싶은데 부모님께 말도 못 꺼내고 혼자서 갈등과 고민을 하다가 그런 고민을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그때 예상 밖으로 나를 믿고 인정해 주고 내 편에 서서 어른들을 어렵게 설득하시고 밀어주셨으니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런 후에는 다른 곳을 쳐다볼 겨를도 없이 외길로만 바쁘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 것이니 한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한순간에 결정될 수도 있고 뒤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어린아이에게서 나타난 재능이나 그 모습에서 그리고 환경적인 측면까지 참고해 관찰하고 바라본다면 아이의 미래가 어느 정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프랑스의 석학 가스똥 바슐라르는 "어떤 사물을 맑고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면 반드시 응답 해 온다"고 했다. 그러니 모든 사물을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택한 일에 얼마나 충실하게 노력하는가에 달려있다.

내가 현재의 작가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믿어 주시고 밀어주신 어머님의 현명하신 판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어머니신데 돌아가셨어도 어린 나를 안아주셨던 어머니 품에 있다. 제사준비를 위해 제기와 상을 챙긴 다음 시장도 본다.

늘 바쁜 아들을 위해 마음을 써 주셨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는 불효자의 마음인가 싶어 눈물이 난다.

꿈에서라도 나타나셔서 나를 바라봐 주시면 안 될까?

늘 바쁘게 살아온 터라 입버릇처럼 빨리빨리~~하라고 주문한다. 천천히 걷고 천천히 먹고 서두르지 말고 느리게 생각하라고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보다 '어떻게 살고 싶다'에 집중하면서 살고 싶어졌다.

내일은 분명 오늘과 다르리라.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배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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