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김선재 배재대 총장이 학생들에게 샌드위치를 전달하고 있다. |
일반적으로 스승의 날은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고 교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지정된 날이었다.
하지만 2015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도입 이후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선물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스승의 날은 본래 취지와 달리 위축되는 과도기를 거쳐야만 했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스승 존경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고등교육기관인 대학교부터 서서히 스승의 날에 행해졌던 형식적인 행사를 탈피하고 의미 있는 행사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교권의 정점에 있는 교수들과 총장이다.
김선재 배재대 총장은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학생들에게 샌드위치 500개를 선물했다. 역발상 이벤트인 총장님이 쏜다가 진행돼 권위를 내려놓은 스승의 품격을 보여줬다.
김선재 총장은 직접 역발상 이벤트 아이디어를 냈고, 등교 시간에 맞춰 학생들에게 샌드위치와 음료를 직접 전달하며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선재 총장은 “과거에는 제자가 보은하는 문화가 있었지만, 이제는 역으로 스승이 더욱 많은 혜택을 줄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며 달라진 스승의 날 문화를 배재대가 선도하겠다는 의지다.
한남대 무역학과는 교수들이 십시일반 모은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15일 전달한다. 교수들은 매달 자신의 월급에서 발전기금을 적립해 왔고 선발된 학생들에게 1인당 40만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1년간 멘토 학생들과 상담을 진행해 성적 우수자나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이 선발됐다.
한남대 무역학과 은웅 학과장은 "스승들이 받는 것보다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뜻깊은 것 같다"며 "1년 동안 교수님들이 십시일반 적립한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학생들과의 관계도 더욱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아산에 위치한 호서대는 대학 공식 SNS를 통해 댓글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교수님과의 추억을 남기거나 감사한 마음을 댓글로 달면 베스트 댓글을 선정해 교수님과 마실 수 있는 카페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대학 관계자는 “최근 스승의 날이 달라졌다. 교수들이 직접 내리사랑을 실천하면서 스승에 대한 제자들의 존경심이 더욱 커질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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