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주 52시간에 당면한 노동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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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주 52시간에 당면한 노동현실

김영록 노무사

  • 승인 2019-06-30 10:05
  • 신문게재 2019-07-01 23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김영록 노무사
김영록 노무사
오는 7월 1일부터 1년간 유예되었던 금융업, 버스운송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의 특례업종에 해당하였다가 제외된 사업들에 대해 주 52시간제가 전격적으로 시행된다.

우리는 얼마나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준비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해 사업장별, 근로자별 온도차는 분명한 것으로 확인된다.

은행권의 경우 주 52시간제 시행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PC오프(off)제 도입, 선택적 근로시간제,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시간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주 52시간제를 적응을 위한 대비를 잘한 것 같다.

다만 버스업계는 상황이 다르다. 국토교통부 조사결과 35개 업체에서 전체 7천 3백여명(19년 7월 1일 주 52시간제 적용 사업장의 경우 약 3천 8백여명)의 운전기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운전기사의 수급, 수급이 안될 경우 운전기사의 부족으로 버스운행시간 및 근로시간의 조정, 비수익 노선 운행에 대한 고려, 최후로 버스요금인상 등 다각도로 사업에 대한 전반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걱정은 사업주에게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들 또한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상당 부분 축소될 것이 예상되어 걱정과 불만을 토로한다. 버스운전기사의 경우 언론보도에 의하면 약 6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 까지 감액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확인된다. 전국 버스운전기사의 월 평균임금이 약 350만원 인 점을 감안하면, 주52시간제 시행 전과 비교하여 상당 금액이 줄어 생계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부업이라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현실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감소 문제는 단순히 버스운전 종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중소기업 근로자 또한 동일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리고 근로자들은 사업주와는 또 다른 걱정을 하고 있다. 공짜 노동을 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라 퇴근은 했지만, 남은 일을 집에 짊어지고 가서 일해야 하는 상황, 이러한 상황이 자발적 근로로 둔갑돼 노동관계법상(가산임금, 산재 등)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연차유급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시행했을 당시에도 연차유급휴가 사용촉진을 했다는 이유로, 연차유급휴가는 소멸하고 휴가일에 출근해 일을 해도 수당으로 보상을 받지 못한 사례들이 있었다.

또한 최근 고용노동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주 52시간 적용되는 기업에 대해 3개월 처벌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면 주52시간제 시행에 대한 준비는 아직 모두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주 52시간제도의 정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지향점임에는 분명하지만, 급격한 근로조건의 향상이 근로자에게 꼭 유리하게 적용하는 것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고,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면 이를 수정 보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김영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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