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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나이퍼 sniper] 64. 당신도 핸들을 놓으면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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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7-08 00:00 수정 2019-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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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아들 집을 찾았다. 대전역에서 출발한 SRT 열차는 불과 50분도 안 되어 동탄역에 도착했다. 마중을 나온 아들과 며느리를 만나 사돈어르신께서 예약했다는 갈빗집으로 이동했다.

거기서 맘껏 먹고 마신 뒤엔 사돈어르신의 승용차에 올라 동탄역으로 다시 나왔다. "오늘 덕분에 잘 먹고 갑니다. 다음엔 대전에서 제가 거하게 모시겠습니다!" 작년에 결혼 후 직장에서의 승진까지 겹친 덕분에 아들은 예전처럼 집에 자주 오지 못한다.

그러나 이따금 올지라도 승용차 대신 열차를 이용하라고 권하는 터다. 막히는 고속도로와는 별개로, 모처럼 아들과 나눈 술이 혹여 '음주운전'으로 큰 봉변을 자초하는 건 아닐까...라는 우려감에서 비롯된 이 아비의 조바심이 발동한 때문이다.

착한(?) 아들은 그래서 집에 올 적에 열차를 이용한다. 강화된 음주운전 단속에 주점과 음식점의 새벽 손님이 사라졌다는 뉴스가 돋보이는 즈음이다.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일명 '윤창호법'이 시행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밤거리의 음주문화까지 바뀌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직장인들을 주요 타깃으로 했던 일부 상권 주점의 경우엔 손님이 줄고 술 소비량까지 급감해 매출도 덩달아 줄어들었다고 한다.

아무튼 어떤 경우라도 음주운전만큼은 하지 않아야 당연하다! 아들과 며느리를 보려고 찾은 동탄 행 열차 이용 얘기를 먼저 꺼낸 건, 눈치채셨겠지만 필자는 승용차가 없다. 평소 술을 물처럼 좋아하는 터라서 음주운전의 가능성과 위험을 미리 예방코자 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차원에서 아예 차의 구입을 안 하였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차는 소지하지 않을 작정이다. 각설하고, 지하철 서대전네거리 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9 '먼저 가슈' 교통문화운동 그림, 글짓기 대회 수상작 우수작품 전시회]는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기에 취재했다.

어린이들의 눈에 비친 우리 '어른들의 운전문화'는 과연 어땠을까? 이 전시회의 대략적(大略的) 화두는 '양보운전'으로 보였다. 그래서 부언하는데 지금도 아파트 단지 안 횡단보도는 도로교통법의 어떤 사각지대라는 사실을 새삼 강조코자 한다.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2017년 10월, 자신이 살던 아파트 단지 안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00(당시 5세) 양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가 있었다. 이 사건의 경각심 복기(復碁)를 위해 2018년 12월 5일자 디트뉴스 24의 기사를 찾아본다.

= "법정을 눈물바다로 만든 소방관 부부의 '간절한 편지' /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내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사고로 5살 딸을 잃은 소방관 부부가 재판부를 향해 눈물의 편지를 읽어 법정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중략)

지난 해(2017년)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5세 딸을 잃은 소방관 부부가 항소심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가해자의 엄벌을 요구했다. 대전지법 제1형사는 5일 오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치사)로 기소된 A씨(45)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A씨에게 1심처럼 금고 2년을 구형했다. 이날 법정은 한순간 눈물바다가 됐다. 사고로 인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5살 딸 아이를 잃은 소방관 부부가 재판부에 엄벌을 요구하며 눈물의 편지를 읽었다.

숨진 아이 어머니는 "저는 지금 외상 후 스트레스 진단을 받고 정신과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들 정도다. 어떻게 가족의 고통과 아픔을 표현해야 판사님이 느낄 수 있을까"라며 말문을 뗀 뒤 "저는 아직도 그날 그 횡단보도에 서 있다. 지켜주지도 못한 엄마로, 같이 가주지 못한 엄마로 아직도 그대로 거기에 서 있다"고 흐느꼈다.

이어 "내 새끼의 마지막 모습을, 차디찬 바닥에서 생을 마감한 내 아기의 마지막 모습을 온몸에 품고 미친년처럼 서 있다"면서 "정말로 시간이 흐르면 무뎌지고 괜찮아질까. 자식을 어떻게 가슴에 묻어야 하는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눈물을 흘렸다.(후략)" =

다른 직업도 아닌, 남의 생명을 구하는 최일선의 119 구급대원으로 일했던 엄마가 다섯 살 딸을 잃었을 당시의 그 심정을 떠올리면 필자 역시 지금도 눈물이 난다.

돌이킬 순 없겠지만 당시 운전자가 어린이를 위한 '양보운전'만 했더라도 어찌 그런 비극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이 글을 쓰면서 거듭 강조한다.

"운전자 여러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으로 제발(!) 양보운전 좀 하시기 바랍니다! 당신도 핸들을 놓으면 보행자가 됩니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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