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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119 구조대원들에 대한 고마움의 극치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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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8-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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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 오후 9

고마웠다. 그리고 감사했고, 그 고마움과 감사함은 내 아내 오성자를 더 애틋하게 사랑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고 남들도 꼭 알아야할 정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게 되었다

 

팔십 평생 살아오면서 남들로부터 받은 고마움은 수없이 많았지만 가슴조이는 눈으로 바라보며 고마움을 느껴보기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황색 제복을 걸친 119구조대, 늘 생명과 직결되는 위험과 함께하는 이들. 그리고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려야만 하는 이들의 생활.

 

나는 오늘 이분들의 고마움을 몸소 체험했다.

 

내 아내는 치매 4급이다. 인지능력이 거의 없고, 내 이름도 자신의 이름도 모른다. 내 얼굴이 자신의 눈동자 속에 들어있으면 편안한 마음을 갖고 찬송을 부르다가 욕도 한다.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2시간마다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용변을 보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오후 620, 친구와 꼭 해결해야할 일이 있어서 저녁을 먹이고, TV를 켜 준 다음 밖에 나갔다 오겠다고 손으로 밖을 가리키며 시늉을 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아내를 껴 안고 입맞춤을 해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한 다음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2시간 가량 지났을까, 집에 돌아와 문을 여니 열리지 않는다. 내가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지자 불안에 떨던 아내가 밖에 나오려고 이것저것 만지다가 문을 아주 잠그게 된 것이다.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 아내를 불렀다, 아내도 문을 열어주기 위해 안에서 이것저것 누르며 애쓰는 모습이 들렸다. 안 열리니까 문을 발로 차기도 하고 엉엉 우는 소리까지 들렸다.

 

경비실로 달려가 아파트 관리를 담당하는 분도 불러 왔지만 자물쇠를 떼어내는 일은 못한다고 한다. 다행히 문 옆에 붙어있는 열쇠집의 전단지가 붙어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번호 키 7만원에 출장비 3만원, 기존 키를 떼어내는 비용 2만 원을 합해 12만 원을 요구 했다. 어서 와 달라고 했다. 12만원이 문제가 아니었다. 안에서 아내는 계속 울며 문을 두드리고 애타고 있기 때문이다. 약속시간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그런데 퍼뜩 119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옆에서 함께 지켜보던 관리실 직원은 이런 개인 일로는 출동을 안 한다고 한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이다. 119에 전화를 걸었다. 안에 환자가 있는데 안에서 잠가 놓아 문이 안 열린다고.

 

주소를 묻고 15분도 안되어 황색제복의 119구조대원 네 분이 받줄을 메고 달려왔다.

 

그 이후의 긴박했던 상황은 여기에 적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위험에 처한 대한민국 국민이있는 곳이라면 이분들이 달려온다는 것, 이것은 우리국민들 모두가 알아야 되는 고마운 정보인 것이다.

 

30도가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 달려온 그들의 모습을 보자 눈물부터 흐르며 고맙다는 말이 입에서 수 없이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

 

문을 열어주고 돌아가는 이들의 뒷모습을 보니 미국의 스키모라는 소방관이 쓴 시가 머리에 떠올랐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언제나 집중하여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제 목숨이 다하게 되거든,

 

당신의 은총으로 제 아내와 아이들을 돌보아주소서.

                                       -A. W. Smokey-

 

지난 2011~2015년 사이 구조 활동으로 순직한 소방관이 26명인데 반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이 41명이나 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왜 아니 그러랴? 이들은 매일 훼손된 신체나 사체를 눈으로 직접 보기도 하며, 건물 안에 갇혀 타죽어가는 어린 생명들을 직접 눈으로 보기도 하는데 이런 날 저녁 잠자리에 들게 되면 잠이나 오겠는가

 

나는 이분들이 국가직이나 지방직 소방관인지, 아니면 어떤 대우를 받는 신분인지 알지를 못한다. 바람이 있다면 이들이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없게 국가에서 신경을 썼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는 이들의 이런 보살핌을 받는 국민이라는 것을 알기에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이 한없이 자랑스러운 것이다.

 

고맙습니다.

 

정강기 팀장님, 그리고 주수환, 이도재, 김용재, 이재효, 김영준 119구조대원님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게요.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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