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한남대 석좌교수 |
많은 사람들이 휴가 기간에 여행을 떠나지요.
그런데 왜 여행을 떠나나요?
쉬기 위해서, 또는 무더위를 피해 떠납니다.
그러나 '여행의 이유'를 설명한 소설가 김영하는 "풀리지 않는 난제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 소란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홀로 고요하고 싶을 때, 예기치 못한 마주침과 깨달음이 절실하게 느껴질 때" 여행을 떠난다고 했습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여행은 '자유'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의 일상에는 규칙과 질서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행은 이러한 일상의 질서를 깨고 자유를 찾아 떠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낯선 곳이나 예측할 수 없는 것들과 마주합니다.
규칙이 깨어지니까 설레임도 있지만 두려움도 있습니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통해 새로운 나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 즉 '여행하는 인간'이라고 정의한 심리학자 가브리엘 마르셀도 "인간이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길 위에서 방황할 때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을 찾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인간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찾아 집을 떠나지만
집에 '돌아오기 위해' 떠납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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