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운영의 중심이 학생이라는 관점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적성, 희망, 진로, 미래 역량을 중시하는 데 반대할 근거는 없다. 우선은 마이스터고 시행부터 급조된 운영으로 교육의 실험장처럼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 내신평가와 대입제도 정비, 도농격차 축소 등 갖가지 전제들이 현실적인 한계로 따라다닌다. 교원 부족 현상을 겪는 소규모 학교에서는 제도 도입 자체가 곤란할 것이다. 그저 대학 수강신청제처럼 생각해서는 지금 예상한 또는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찾아올 수 있다.
학생의 교과목 선택권의 이상과 현실은 이렇듯 편차가 크다. 이수하기 편한 과목이나 대입에 유리한 과목 선택으로 왜곡된다는 점도 그중 하나다. 부전공 허용에서 학습 불균형이 제기될지 모른다. 융합·심화 교육 활성화, 현장 중심 학습경험은 중요하지만 교수·학습 환경이 나쁘면 허사다. 다양한 과목을 측정할 공통된 평가도구 마련 또한 쉽지 않다.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취지를 살린다는 주장, 심지어 절대평가로 이어져 수능을 무력화한다는 주장까지 흘러나온다.
사회적 합의나 검증 측면에서도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방향은 공감하나 준비가 덜 됐다는 학교 현장에 더 밀착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는 마이스터고는 중견기술인력 양성이 목표다. 전문계 특성화 고교여서 여건이나 조직적 특성부터가 일반고와 다르다. 무엇보다 대학입학제도와 직결된 사안이다. 2022년 특성화고, 2025년 일반고에서 전면 시행하기 전에 중장기 준비 실태를 꼼꼼히 챙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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