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천과 밀양 화재 참사 벌써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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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천과 밀양 화재 참사 벌써 잊었나

  • 승인 2019-09-25 16:33
  • 신문게재 2019-09-26 23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뒤늦게 드러나는 고질적 병폐는 단연코 소방설비 문제다. 매번 사후약방문격으로 설비규정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중 다중이용시설은 방심하는 순간 인명피해 등 대규모 참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2017년 29명의 희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이후에도 다중이 이용하는 여러 시설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은 화재에 대한 우리의 대비태세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2일 자정을 넘어 발생한 서울 중구 신당동 제일평화시장 화재는 어처구니가 없어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3층에는 그 흔한 창문도 없고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최종 화재진압 때까지 무려 23시간이나 걸렸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지만 할 말을 잃게 한다. 소방법상 소방시설 설치 의무 대상은 아닐지언정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치고 너무도 안이하게 화재에 대비해왔다는 사실이 그렇다. 인근 상가 역시 소방설비가 마찬가지란 사실이고 보면 또 사후약방문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화재 초기진압에 유효한 스프링클러가 문제다. 스프링클러가 화재 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사실에 놀랍다. 엊그제 불이 난 경기 김포요양병원이 그렇다. 보일러실에서 시작된 불로 비상경보 벨은 울렸지만 정작 스프링클러는 있으나 마나였다. 이로 인해 입원 중이던 환자 2명이 숨지는 등 49명의 엄한 사상자만 발생했다.

아무리 작은 불씨라도 안전불감증으로 시작된 불이라면 크게 번질 우려가 크다. 화재 특성상 방심하는 순간 겉잡을 수 없다.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설비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지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연이은 이번 화재로 소방당국의 소방점검도 대대적으로 이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곧 화재 발생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더는 안전불감에 따른 화재 발생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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