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한남대 석좌교수 |
성선설과 성악설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 진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과연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고 살고 있습니다.
경험적으로 본다면 인간은 선하기보다는 악하다는 것을 훨씬 더 많이 발견하지요.
하루의 뉴스를 보더라도 선행보다는 악행이, 옳은 일 보다는 부당한 일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선행을 숨기니까 이것을 양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 파스칼은 "인간에게 있는 천사적 모습과 악마적 모습 중 어느 하나만 보고자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며 둘 모두를 보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지요.
그런데 루소는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요.
"자연 상태의 인간은 선하지만 오직 제도를 통해서만 악해진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때 묻지 않은 어린아이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한다면, 사실상 허물은 아니고, "문명이 만들어 놓은 상황에 의해서 잘못된 행동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현대인의 불행한 모습은 인간의 참모습이 아니라 '자연이 억압된' 사회구조의 문제라는 루소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