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 공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당연히 잘하고 못하고도 없다. 국회의 이런 모습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소가 웃을 일이다. 입으로는 국민을 말하면서 머리와 가슴은 온통 정쟁에서 이기는 것 말고는 없어 보인다. 사실상 20대 국회를 정리하는 마당에 혼돈도 이런 혼돈은 없다. 국민이 볼 때는 여야 모두 잘못인데 상대의 잘못만 들춰내 머리를 싸매고 물고 늘어진다. 아무리 봐도 여야의 네 탓 공방은 서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다.
여야가 상대를 위해 박수를 쳐주는 일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간혹 있다면 인사치레 정도다. 분명 여야가 잘하는 것도 있을 텐데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서로 애써 깎아내리기 바쁘다. 반면 조금이라도 잘못하고 틈만 나면 그야말로 악다구니다. 하긴 국민에게서 대놓고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란 질타를 받으면서도 눈 하나 꿈쩍 않고 국회가 잘하는 게 있다면 네 탓 공방이다.
민생을 외면하는 국회는 존재 이유가 없다. 민생을 볼모로 성과를 얻겠다는 심보는 여야를 막론하고 저급한 정치 행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여야가 주고받는 네 탓 공방은 국민이 볼 때는 상대에 의한 잘못이 아닌 각자의 잘못이다. 유권자들이 국회의원을 선출할 때는 국회에서 무엇보다 민생을 위해 일 잘하라는 의미도 함께다. 민생은 없고 싸움 정치만 하는 국회는 앞으로 국민의 이름을 함부로 들먹거리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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