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폭발사고가 난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지난 6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앞으로 3년간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안전사고 예방에 나서겠다고 약속까지 했지만 크고 작은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간담을 서늘케 했던 강릉선 KTX 탈선사고 역시 적당주의가 불러온 인재란 사실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국토부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가 처음부터 회선을 거꾸로 시공했다는 엊그제 조사결과 발표는 충격적이다.
이런 가운데 소방안전에 대한 인식은 불법 천지다. 하루가 멀다고 화재가 발생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불시에 안전점검을 한 결과는 굳이 따져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상 대피로는 보여주기식이고 그나마 자물쇠로 채워진 것은 예사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위를 둘러보면 소화전 주변과 소방도로 주차금지구역은 있으나 마나다. 도리어 불법 주정차 단속에 걸릴까 봐 번호판까지 가린 얌체족이 넘친다.
우리나라에서 안전에 대한 현주소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계속 반복하는 사고가 이를 잘 말해준다. 뻔한 위험을 알고서도 주의를 게을리하는 것은 안전사고를 마치 내겠다는 심보나 다름없다. 안전은 백번을 강조해도 방심하는 순간 위험에 빠진다는 사실을 누구를 막론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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