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한남대 석좌교수 |
뿐만 아니라 '국민의사'인 아주대 이국종 교수도 우울증 때문에 힘들었다는 보도를 접합니다.
그렇게 밝고 발랄한 가수들과 '의지와 신념의 교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의사가 우울증이라는 얘기는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하지만, 그 원인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유명인입니다.
단순한 유명인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객관적인 '성공'이 일치한 사람들입니다.
독일의 지성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최초의 한국인 철학자인 한병철 교수는 "스스로 설정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좌절감은 우울증을 낳는다"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나는 할 수 있다'는 성과사회의 긍정의 정신을 내면화한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성과사회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진화가 낳은 결과이지요.
더 큰 성과를 올려 더 큰 성공을 거두고자하는 개인적 욕망을 부추겨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사회입니다.
성과사회에서의 '성과주체'는 이러한 성공을 이상(理想)으로 하는 긍정성의 과잉으로 다른 사람의 억압과는 다른 의미에서 자아를 짓누르게 됩니다.
그래서 한병철 교수는 이것을 '피로사회'로 명명하였고, 피로사회에서의 현대인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고 하였습니다.
한병철 교수는 이에 대한 해답도 제시했지요.
성과 사회의 과잉활동, 과잉자극에 맞서 사색적 삶, 영감을 주는 무위와 심심함, 휴식의 가치를 역설하고 있습니다.
새해 첫 번째 화요일, 자신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타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어 우울증이 사라지는 사회를 염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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