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누가 이 공포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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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누가 이 공포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가

  • 승인 2020-03-02 09:46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김재석
김재석 소설가
'누가 이 공포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가?'

'누가 국민의 안전을 볼모로 선거의 한 표를 구걸하고 있는가?'

선거 시기만 되면 꼭 바람을 몰아가려는 자들이 나온다. 선거의 핵심 역학 구조는 '바람', '인물', '구도'의 삼각 구조이다. 여기서 바람은 국민의 심리에서 나온다. '여당 심판론'이나, '야당 비판론'이 가장 흔한 바람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는 여당입장에서 보면 북미대화라는 훈풍을 타고, 꼰대 짓을 하는 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되었다.

지금 국회의원 선거는 코로나19 신종바이러스를 더 공포스럽게 퍼뜨리며 무능한 정부에 일격을 가하려는 야당의 정치공세가 만만치 않다. 선거판과 맞물린 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디까지, 언제까지 갈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섣불리 낙관론을 내밀었다가, 호되게 얻어맞은 정부입장에서는 신천지 종교집단을 샅샅이 뒤지며 바이러스 감염자를 발본색원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어쩌면 방심은 금물이라는 선거판에서는 당연한 조치이다.



당면문제는 바이러스를 잡는 게 먼저냐, 선거판이 먼저냐, 하는 논리가 뒤죽박죽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한 사람인 나는 선거일정을 연기하더라도 바이러스를 잠재우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본다. 하지만 야당입장에서는 이런 호기를 놓칠 수 없을 것이다. 바이러스를 잡고 나면 국민은 평상심으로 돌아갈 테니, 이런 불안심리 속에서 선거를 치르는 게 백번 낫다. 어찌 이 바람을 잠재울 수 있겠는가!

정부와 여당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창궐했을 때, 중국인 입국 금지라는 카드를 꺼내지 못한 미적미적함으로 지금 몰매를 맞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의 압도적 승리가 자만을 불러왔고, 조국 법무장관 카드로 오만한 자충수를 두더니, 결국 신종 바이러스로 궁지에 몰린 것이다. 문 대통령 탄핵 청원이 야당지지자에 의해 100만 명을 넘어섰고, 맞불이라도 놓듯 여당지지자는 탄핵 반대 청원을 넣으며 세대결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했던 '이게 나라냐' 소리를 그들이 거꾸로 듣게 되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고 보면 코로나19를 정치에 악용하는 건 하등의 가치도 없는 일이다. 중국 우한에서 감염되어 들어온 신천지 신자들도 자신들이 의도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피해자라는 논리에도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지탄받는 것은 이단이라는 딱지가 붙은 종교성과 맞물려 있다. 바이러스 보다 세상이 이단시하는 신천지를 믿고 있다는 지탄의 대상이 될까봐 더 두려워하고 숨는다. 아니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니! 정치도 어떻게 보면 종교집단과 똑같다. 지지자들에게 선거에 패한 루저라는 소리는 죽어도 듣기 싫은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볼모로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은 결단을 해야 한다. '선당후사(先黨後私)'도 아닌 국민의 '안전이 제일 먼저!' 라고 선언해야 한다. 이미 신종바이러스가 지역 확산 일로에 있는 이상,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어느 쪽이 선거에 이겨도 의미는 없다. 여야가 합심해서 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선거판에서 내려와 마스크를 쓰고 방역소독기를 짊어지고 선거구를 누벼야 할 때이다. 정치인에게서 이런 모습을 본다면 누가 정치인을 혐오하겠는가? 지지자들도 국민청원이나 하면서 세 싸움하고 있을 때인가. 험담과 공세보다는 현장에서 수고하고 애쓰는 방역관계자와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사투를 벌이는 일선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낼 때이다. 하루빨리 이 바이러스를 잠재우고 선거에서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김재석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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