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우리를 웃게 하는 바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우리를 웃게 하는 바다

  • 승인 2020-04-01 16:35
  • 신문게재 2020-04-02 2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임병안11
지금 일어나는 일이 나를 힘들게 할 때 바다를 생각한다.

탁 트인 수평선 앞에서 크게 숨을 들이쉬고, 끝 모를 파도를 바라보며 지금 나의 고민이 참 사소하다는 깨달음을 얻곤 한다.

코로나19에 풀죽은 이때 바다를 생각하면 웃게 된다.

특히 올해는 좋은 소식 몇 가지가 충남 앞바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먼저, 충남 서천 앞바다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리라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보호 국제기구인 유네스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난해 충남 서천과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의 갯벌을 찾아 현지실사를 마쳤다.

충남 서천의 유부도 갯벌이 세계자연유산 등재 대상지인데 장항항에서 뱃길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철새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머무는 작고 귀한 섬이다.

바다 위에 드러난 섬보다 물이 빠졌을 때 펼쳐지는 갯벌이 훨씬 넓고 인적이 드물어 철새들의 천국이라고 한다.

오는 7월 개최되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서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되는 데 등재 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이 된다.

올해는 또 바다 없는 충북에 바다가 만들어지는 해다.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미래해양과학관' 건립사업에 충북 청주시가 당당히 선정돼 해양생물을 보존하는 대규모 수족관과 해양체험관, 과학교육실을 갖춘 시설이 조성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내륙도시 충북도의 이시종 지사가 "바다 없는 충북도민에게 바다를 선물해달라"며 역발상을 호소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올해 시행될 갯벌법도 눈여겨 볼만한 호재다.

5년마다 갯벌 실태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청정갯벌'을 지정할 수 있고 여기서 생산된 수산물에 '청정갯벌'이라는 표시를 할 수 있게 됐다.

충남 앞바다 갯벌에서 어민들이 맨손어업으로 생산한 수산물에 '청정갯벌'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

그러나 충남 앞바다에 웃을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충청권에서 유병률이 유독 높았던 A형 간염의 원인이 오염된 갯벌에서 생산된 조개인 것으로 확인돼 올해에도 유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생활하수를 무분별하게 방류시켜 충남 서해 일부 갯벌이 오염돼 그 안에 서식한 조개에 바이러스가 잔존한 것인데 오염 갯벌 주변에 하수처리시설을 조기에 확충한대서 문제가 해소될 지 불안감은 지울 수 없다.

또 매년 여름이면 금강에 낀 녹조를 하류로 흘려보내 결국 서해에 방류하는 시스템이 해양 생물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걱정이다.

남조류의 유해물질이 염분농도가 낮은 서해 기수환경에 방류될 경우 마이크로시스틴LR의 강한 독성이 저서생물 체내에 농축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복지관 치료수업 중단, 재활 어쩌나…" 장애 부모 울상
  2. ‘2024 e스포츠 대학리그’ 시드권 팀 모집 시작
  3.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신안동, 노인 대상 '찾아가는 스마트폰 활용 교육' 추진
  4.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성거읍, 노인 대상 '별꽃 원예 치유 프로그램' 추진
  5. [사설] 소진공 이전 아닌 원도심 남는 방향 찾길
  1. "자식한텐 과학자로 가지 말라고 한다" 과학의 날 앞두고 침울한 과학자들
  2.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우리동네 교통안전 사랑방' 신설 운영
  3. [4월 21일은 과학의날] 원자력연, 방사선 활용해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에 구슬땀
  4. [2024 대전 과학교육 활성화] 창의융합교육으로 미래 인재 양성
  5. [사설] 민주당 '상임위장 독식설', 또 독주하나

헤드라인 뉴스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제64주년 4·19혁명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참배를 놓고 조국혁신당이 “여야와 정부 요인도 없이 ‘혼자’ 참배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 서울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는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오경섭 4·19민주혁명회장, 정중섭 4·19혁명희생자유족회장, 박훈 4·19혁명공로자회장, 정용상 (사)4월회 회장, 김기병 4·19공법단체총연합회 의장 등이 함께했다.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 4월의 여름 풍경 4월의 여름 풍경

  •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