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문화가정의 자녀를 둔 우즈베키스탄 엄마의 바람

  • 사람들
  • 뉴스

[기고]다문화가정의 자녀를 둔 우즈베키스탄 엄마의 바람

윤향희(충남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21-04-13 19:05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noname012
6년 전 우즈베키스탄 여성이 전화가 왔다. '선생님. 나, 애기 났어요.' 축하의 인사를 하였지만 그 여성의 목소리는 밝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를 묻자 우즈베키스탄 여성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선생님, 나, 아들 둘 낳았어. 근데 한 사람 한국 사람, 한 사람 외국 사람이에요.' 그 길로 아이를 낳은 병원으로 향했다. 이 여성은 한국에 와서 10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를 낳기 위해 시험관 시술을 선택하였다. 두 번의 실패를 거쳐 세 번째 임신에 성공한 것이다. 임신을 하고 한국에서 이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겠다던 우즈베키스탄 여성이 아이를 낳고 걱정이 밀려온 것이었다.

noname01
지금은 이 아이들이 자라서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그렇지만 엄마는 끊임없이 걱정이다. 엄마가 외국 사람이어서 아이들이 잘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이다. 그래서 엄마는 노력하였다. 아이들을 위해서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하였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마치고 집에 오면 엄마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 아이들의 신체감각을 확장시키기 위해 많은 놀이를 한다. 만들기, 그리기, 꾸미기, 몸으로 표현하기 등을 하며 이외에도 한국어 공부를 비롯한 러시아말도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7살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하고 엄마와 함께 있을 때에는 러시아어로 대화를 이어가고 노래를 한다.

엄마는 희망한다. 아이들이 한국에서 잘 살아가기를,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어울림이 잘 이루어지기를, 생김새가 다르다고 놀림 받지 않기를, 엄마가 외국 사람인 것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를 않기를 오늘도 기도하며 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논산 탑정호, 500실 규모 콘도미니엄 현실화 '청신호'
  2. [총선리포트] 양승조·강승규, 선거유세 첫날 '예산역전시장' 격돌한다
  3. 내년 폐쇄 들어가는데…충남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어디로?
  4. 한 총리, '의료 현장' 수습 총력… 충남대병원과 간담회
  5. KAIST 물리학과 채동주 씨 "걱정 없이 과학기술 연구할 수 있는 세상, 가장 쉽고 빠른 방법 투표"
  1. 에너지연 신동지구에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 준공
  2. [중도일보 독자권익위원회] 4·10 총선 지역밀착형 기사 발굴 호평… 웹 접근 편의성 강화 필요성 지적도
  3. [대전 다문화]대전시가족센터서 ‘다문화 어린이 학습지원 사업 설명회’
  4. 美 프레스비테리안 대학 넬슨교수 한남대 총장 예방
  5. [대전 다문화]대덕구 여성단체협의회, ‘전통 장 담그기’ 개최

헤드라인 뉴스


[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대전유성호텔이 이달 말 운영을 마치고 오랜 휴면기에 돌입한다. 1966년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연 유성호텔은 식도락가에게는 고급 뷔페식당으로, 지금의 중년에게는 가수 조용필이 무대에 오르던 클럽으로 그리고 온천수 야외풀장에서 놀며 멀리 계룡산을 바라보던 동심을 기억하는 이도 있다. 유성호텔의 영업종료를 계기로 유성온천에 대한 재발견과 보존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유성온천의 역사를 어디에서 발원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온천지구 고유성 사라진 유성 대전 유성 온천지구는 고밀도 도시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

대전시 재산 공개 대상자 평균 재산은 13억 5000여만원
대전시 재산 공개 대상자 평균 재산은 13억 5000여만원

대전시장 등 대전시 재산 공개 대상자의 평균 신고 재산은 13억 4822만원으로 조사됐다. 대전시는 2024년도 정기 재산 공개 대상자 97명에 대한 재산 변동 내역을 28일 관보 및 공보에 공개했다. 이 중 정부 공개 대상자는 29명, 대전시 공개 대상자는 68명이다. 재산이 증가한 공직자는 62명, 감소한 공직자는 35명으로 분석됐다. 재산 총액 기준 재산 공개 대상자의 71.1%(69명)가 10억 원 미만의 재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재산변동 사항을 보면 재산증가액 5000만 원 미만이 31.9%(31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

진격의 한화이글스… 안방 첫 경기 승리 기대
진격의 한화이글스… 안방 첫 경기 승리 기대

한화이글스가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면서 29일 예정된 대전 홈 개막전에 대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돌아온 괴물' 류현진이 안방에서 팬들에게 화끈한 선물을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는 올 시즌 첫 개막전에서 LG트윈스에 패배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27일까지 3경기 연속 연승가도를 달리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탄탄해진 선발진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선발부터 흔들리며 이기던 경기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한화이지만, 올해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경기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펠릭스 페냐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표심잡기 나선 선거 운동원들 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표심잡기 나선 선거 운동원들

  • 중구청장 재선거도 치러지는 대전 중구…표심의 행방은? 중구청장 재선거도 치러지는 대전 중구…표심의 행방은?

  • ‘우중 선거운동’ ‘우중 선거운동’

  •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