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이 영화]내사랑- 사랑이 그대를 구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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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이 영화]내사랑- 사랑이 그대를 구원하리라

  • 승인 2017-10-04 10:10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내사랑
/사진=연합
선혈이 낭자하고 가오잡는 데에 목숨 거는 수컷들이 난무하는 영화들에서 무얼 바랄까. 욕망이 꿈틀대는 무간지옥같은 이 현실에서 과연 사랑은 존재할까.'사·랑·' 이 진부하고도 값싼 사랑타령은 수많은 로맨티스트들에 의해 신물나도록 반복됐다. 심순애와 이수일의 통속적인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 인간의 극단적인 행위를 지탱해주는 물질과 과격한 제스처를 통해 '사랑'이라는 건 엄두도 낼 수 없는 화두였다. 과연 우리는 사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영화 '내 사랑' 역시 진부하다. 허나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지는 뭉클함이 있다. 그 속에서 솟아나는 따스함은 사실 별 거 아닐 수도 있다. 한 남자의 양말을 빨아주고 수프를 끓여 내는 게 뭐 그리 대단하겠는가. 결핍은 인간을 절박하게 한다. 온전하지 않은 몸으로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한 여인은 자칫 쉽게 무너질 수도 있지만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는 강한 여자였다.

거칠고 무례한 남자 에버렛(에단 호크)에 냉대받는 모드를 구원한 건 그림과 그녀 자신의 긍지라고 할 수 있다. 온기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에버렛의 오두막은 환상적인 그림으로 가득한 동화 속의 나라로 변모하고야 만다. 그들의 변화하는 과정은 세 장면으로 요약된다. 처음엔 앞뒤로 걸어가다 중간엔 나란히 걷는다. 그 다음은 에버렛이 수레에 모드를 태우고 밀고 간다. 지상의 모든 것은 사라진다. 모드는 죽고 에버렛은 다시 쓸쓸해진다. '비포 선라이스'에서 여성관객을 심쿵하게 했던 에단 호크도 얼굴에 주름살이 깊게 파였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어쩐지 마음이 휑하다. 나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했을까.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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