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길 바리스타 |
예랑 카페는 1개월간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매일 4차례 관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 첫 차가 도착한 1일 오전 9시 30분, 카페 앞에서 기다린 직원들의 인사를 받은 회원들이 카페로 모여든다. 회원들은 그동안 나누지 못한 얘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웃음꽃을 피운다.
정서 지원사업으로 운영하는 카페는 대전 건강 노인 9988 프로젝트의 하나로 펼치는 시니어리더십 양성 교육에 참여해 4개월의 훈련을 마쳤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수강생들이 2013년 9월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한다.
카페는 실버 바리스타 10명이 2명 1조로 순차적으로 봉사한다. 신선한 원두로 내린 커피는 이용하는 회원들의 찬사를 받는다. 아메리카노, 매실차, 쌍화차, 대추차, 생강차, 석류차, 율무차 등 다양한 차를 1000원에 제공한다.
바리스타 권오길(77) 씨는 "봉사 시작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70세가 넘어 커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 숙련된 커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배우고, 자격증까지 취득해 즐겁게 봉사합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권씨는 "연일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에 고객이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참 맛있어요' 엄지 척하는 한 마디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 나이에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도 하고요"라고 말했다.
류재룡 관장은 "여러 가지 차를 1000원에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공손히 손님을 맞는 어르신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배워서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입니까. 부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카페에는 150여 권의 책도 구비돼 있어 따뜻한 차 한잔 하며 독서도 즐길 수 있다.
신순남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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