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두 달 가까이 계속된 '코로나 포비아'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기업과 가계 모두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자영업의 연쇄 도산이 현실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계는 음식점과 숙박업, pc방, 노래방, 사우나 등의 업종이 속해 있는 서비스와 소매업 분야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1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낮았고, 도소매업의 경우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통계청은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증가 폭이 많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내외 관광객 급감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 상권은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대전 둔산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10여 년간 가게를 운영하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되기는 처음이다. 하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도 안 돼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자진 폐업을 고민 중이라고 호소했다.
일부 도심의 경우 3~4개 점포 걸러 한 집씩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임대문의' 문구를 부착한 점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띌 정도다.
평소 주말이면 북적거리는 대전 중구 은행동 일대 상가 거리도 한낮을 제외하면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정적만 감돈다.
유성지역 숙박 업계도 관광객들이 급감한 탓에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들이 사실상 개점 휴업을 하다 결국 임시 휴업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인 트립닷컴도 지난달 말부터 이달 10일까지 상품 판매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국내 호텔이 100곳에 달했다고 전했다.
유성의 한 호텔 직원은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 되면서 휴업을 하는 호텔이 늘고 있다. 머지않아 폐업하는 호텔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계는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장기화될 경우 자영업자의 연쇄 도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음식점과 술집, 노래방 등이 밀집한 도심의 유명 거리와 학원가, 대학가 상권의 상황이 거의 비슷하다"며 "이번 사태가 2~3개월 지속하면 지방 자영업자와 영세업체의 줄도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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