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령골 추모제 만장 쓴 송인도 서예가 "넋 기리며 글자마다 힘 담아 쓸 것"

  • 문화
  • 문화 일반

골령골 추모제 만장 쓴 송인도 서예가 "넋 기리며 글자마다 힘 담아 쓸 것"

오는 27일 추모제에 걸릴 만장 작업
바우솔, 여산 선생과 50장 공동작업
기본 오방색이나 6가지 색으로 준비
"추모의 시 의미 파악해 정성껏 옮겨"

  • 승인 2020-06-22 17:05
  • 수정 2020-06-22 17:57
  • 신문게재 2020-06-23 7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KakaoTalk_20200622_150319432
'평화는 비싼 이름' 싯구절을 만장에 옮겨 쓰고 있는 귀원 송인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서대전시민광장에서 만장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귀원 송인도 서예가가 이번에는 골령골 희생자를 위한 '만장(輓章)'을 쓴다.

이번 만장 퍼포먼스는 대전작가회의 회원들이 쓴 추모시 48편을 바탕으로 귀원 송인도, 바우솔 김진호, 여산 이성배 서예가 세 사람이 만장 작업에 함께 한다. 대전미술협회와 민예총 회원이자 묵지회 소속인 서예가 세 사람의 만장은 추모제 영상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지난 16일 만장 작업을 시작한 송인도 서예가를 대덕구 법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송 서예가는 만장에 쓸 천을 미리 구매해 가로 80㎝, 세로 100㎝의 규격에 맞춰 준비해뒀다. 그리고 인터뷰 당일에는 작가들이 쓴 추모 시를 첨삭해 만장에 들어갈 시문 발췌 작업에 한창이었다.



송인도 서예가는 "만장은 주로 오방색을 쓰는데, 이번에는 6가지 색으로 골랐다. 만장은 세로 형태에 한자로 쓰는 것이 기본인데, 시에서 발췌 해야 하기 때문에 글자가 많다. 천은 검은 먹이 잘 보이는 밝은 색으로, 크기는 시가 다양하게 담길 수 있도록 원래 사이즈에서 변형했다"고 설명했다.

송인도 서예가는 1989년부터 30여 년 서예 한 길만 걸어왔다. 정자라 부르는 해서체부터 갑골문자 형태의 전서, 전각 등 다방면으로 뛰어난 실력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서예가로 손꼽힌다. 대전민예총 현판 글씨도 귀원 선생의 작품이다.

송인도 서예가는 이번 골령골 추모제 만장뿐 아니라 역사적인 문화제나 기념식에서 서예 퍼포먼스를 다수 선보인 이력이 있다.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 월평공원 관통도로 반대 문화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촛물문화제, 계족산 무제 등 강력한 메시지를 서예로 울림 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번 골령골 만장 작업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름 없는 긴 무덤에 갇힌 희생자를 위로하는 예술적 승화의 과정이 담길 예정이다. 송인도 서예가의 작업은 쓰여진 시를 단순히 만장으로 옮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글이 예술적 작품으로 변모하는 과정, 송인도 서예가의 다양한 서체로 완성되는 하나의 종합예술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송인도 서예가는 "개인적으로는 직설적인 시가 와 닿지만 만장에는 의미있는 글이 담겨야 한다. 시를 반복해서 보면서 작가들이 의도한 골령골 추모 의미를 파악하는데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업 전에 이미지화를 시켜본다. 구상을 해보지 않으면 100% 발휘가 되지 않는다. 특히 골령골 희생자를 위한 만장이니 한 글자 한 글자 힘을 담아 정성껏 쓰겠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KakaoTalk_20200622_150315054
주로 검은 묵으로만 작업하지만, 송인도 선생은 일반 물감으로 서체에 변화를 주기도 하고, 종이나 천을 변형하는 방법으로도 서예라는 예술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4 충청총선]더민주-국민의힘-조국까지 대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표정
  2.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9월 개교'...차질 없이 한다
  3.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
  4. 가수 영호 팬클럽 '이웃위해' 100만원 기탁
  5. 세종시 호수공원 일대 '미술관 유치' 본격화
  1. [총선리포트] 강승규 "양 후보는 천안 사람" vs 양승조 "강, 머문기간 너무 짧아 평가조차 못해"
  2. 2025학년도 수능 11월 14일… 적정 난이도 출제 관건
  3.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3월29일 금요일
  4.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왕도정치와 팬덤정치
  5. [WHY이슈현장] 고밀도개발 이룬 유성, 온천 고유성은 쇠락

헤드라인 뉴스


대덕특구 재창조 속도 높인다… ‘마중물플라자’ 조성사업 순조

대덕특구 재창조 속도 높인다… ‘마중물플라자’ 조성사업 순조

대전시는 대덕특구 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마중물 플라자 조성사업의 중간 설계를 완료하고 과기부·기재부의 총사업비 조정절차를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마중물 플라자는 대덕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아 재도약과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대전환을 위해 대전시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가 협업하여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번 중간 설계 완료와 총사업비 조정 확정으로 더욱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ETRI 부지인 유성구 가정동 168번지에 313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8782㎡로 ICT 기술사업화 거점, 전..

세종시 `관광 현주소`는...2023년 어디를 많이 찾았나
세종시 '관광 현주소'는...2023년 어디를 많이 찾았나

세종시 관광산업의 현주소는 어떤 흐름에 올라타고 있을까. 성장기에 놓인 신도시 특성과 행정중심복합도시 위상을 고려하면, 관광도시 면모를 기대하는 건 욕심에 가깝다. 그럼에도 방문객 수와 유입 지역, 자주 찾는 장소, 매출액 등의 객관적 데이터 분석은 미래 세종시의 방향성을 찾는데 유효한 과정으로 다가온다. 때마침 세종관광 MICE 얼라이언스 발대식이 3월 29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려 제 단체 간 발전적 협력 관계 구축을 넘어 지역 발전의 토대를 구축했다. 영문 MICE는 한글로 회의와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란 4가지..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대전유성호텔이 이달 말 운영을 마치고 오랜 휴면기에 돌입한다. 1966년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연 유성호텔은 식도락가에게는 고급 뷔페식당으로, 지금의 중년에게는 가수 조용필이 무대에 오르던 클럽으로 그리고 온천수 야외풀장에서 놀며 멀리 계룡산을 바라보던 동심을 기억하는 이도 있다. 유성호텔의 영업종료를 계기로 유성온천에 대한 재발견과 보존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유성온천의 역사를 어디에서 발원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온천지구 고유성 사라진 유성대전 유성 온천지구는 고밀도 도시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구하는 가수 김종국 시구하는 가수 김종국

  • 한화이글스 연승에 응원할 맛 나는 치어리더 한화이글스 연승에 응원할 맛 나는 치어리더

  • 한화이글스 홈 개막전 ‘매진’ 한화이글스 홈 개막전 ‘매진’

  • 홈 팬들 앞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홈 팬들 앞에서 역투하는 류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