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유치원의 경우 무려 58명이 햄버거병으로 확진을 받았다. 16명은 같은 증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확진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상황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확진자인 유치원생들이 평생 신장 투석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햄버거병이 발생한 유치원은 1년 넘게 놀이터 바닥을 소독하지 않았다. 놀이기구 또한 1년 2개월 동안 3회 소독에 그쳤을 뿐이다. 외부 감염요인에 저항할 면역력이 갖춰지지 않은 어린이를 보호하는 기초 시설에서 소독에 소홀했다니,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교 내 감염 사례가 첫 등장했다. 학교는 안전하다던 교육청의 자신감은 반나절도 채 지나기 전에 아쉬움을 남긴 선례가 됐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멈췄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손 씻기를 철저히 준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조금 숨통이 트이려던 찰나, 코로나19는 마른 장작에 불길 오르듯 거세게 우리를 또다시 공포의 순간으로 몰아넣었다.
다만 이런 위기 상황에서 어린이와 아이들만큼은 제대로 보호해야 한다. 어른이 주는 대로, 어른이 만든 환경에서 아이들은 자란다. 햄버거병이나 코로나19처럼 절망적인 질환이 아이들의 삶을 바꿔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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