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체육계 폭력 둔감성 왜 수술 못하나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체육계 폭력 둔감성 왜 수술 못하나

  • 승인 2020-07-06 17:23
  • 신문게재 2020-07-07 19면
전국 교사단체 14곳의 6일 공동성명에는 체육계 폭력을 막으려면 학교운동부를 손봐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스포츠·시민사회단체들은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의 사망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관련자들의 국회 상임위원회 답변은 어처구니없다. 통렬한 반성과 책임 있는 태도는 찾기 힘들다. 엘리트체육을 사회체육으로 전환한다고 인권 침해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새삼스럽지만 이번 사건에서 읽히는 사실은 체육계의 폭력 둔감성이다. 고질적인 인권침해가 도마 위에 오른 게 한두 번 아니었다. 그때마다 개선을 약속했고 계속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감독과 트레이너, 운동처방사 등의 폭행과 폭언에 못 견뎌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것은 한국 체육계의 민낯 그대로다. 여기에 지난 며칠간의 가혹행위 대처 방식은 체육계가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문자 메시지의 진의를 가늠해보게 된다.

그렇다면 엄중한 처벌과 함께 제대로 손볼 것은 체육계 시스템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소속팀 가해 사실을 알리려고 애써도 수용되지 않는 구조를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쇼트트랙 국가대표와 유도선수 성폭행 사건 때 스포츠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며 결의를 다졌지만 허사였다. 엘리트 체육 시스템 약화만 걱정하는 대한체육회의 쇄신안도 통할 리 없었다. 내달 발족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과연 고질화한 스포츠 카르텔을 깰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숱하게 되풀이된 개선 약속은 다시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 침묵의 카르텔을 그대로 두고는 체육계의 자성과 자정노력은 시늉이 될 뿐이다. 훈련 지침에 구시대적인 복종 의무가 있다면 이것부터 삭제해야 한다. 대수술로 뿌리까지 바뀌어야 성적 만능주의 옷을 입은 폭력적인 관행이 사라진다. 관리와 책임 주체인 지자체의 방관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복지관 치료수업 중단, 재활 어쩌나…" 장애 부모 울상
  2. ‘2024 e스포츠 대학리그’ 시드권 팀 모집 시작
  3.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신안동, 노인 대상 '찾아가는 스마트폰 활용 교육' 추진
  4.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성거읍, 노인 대상 '별꽃 원예 치유 프로그램' 추진
  5. [사설] 소진공 이전 아닌 원도심 남는 방향 찾길
  1. "자식한텐 과학자로 가지 말라고 한다" 과학의 날 앞두고 침울한 과학자들
  2.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우리동네 교통안전 사랑방' 신설 운영
  3. [4월 21일은 과학의날] 원자력연, 방사선 활용해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에 구슬땀
  4. [2024 대전 과학교육 활성화] 창의융합교육으로 미래 인재 양성
  5. [사설] 민주당 '상임위장 독식설', 또 독주하나

헤드라인 뉴스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제64주년 4·19혁명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참배를 놓고 조국혁신당이 “여야와 정부 요인도 없이 ‘혼자’ 참배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 서울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는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오경섭 4·19민주혁명회장, 정중섭 4·19혁명희생자유족회장, 박훈 4·19혁명공로자회장, 정용상 (사)4월회 회장, 김기병 4·19공법단체총연합회 의장 등이 함께했다.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 4월의 여름 풍경 4월의 여름 풍경

  •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