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해결방안은
대전지역 중증환자들의 서울권 '쏠림 현상'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상급종합병원 추가 지정을 통한 의료전달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 지역 병원들의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함께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10개 진료권역에 42개 병원이 운영하고 있다. 이중 대전권에서는 지역 거점병원인 충남대학교병원이 유일하다.
상급종합병원 제도는 의료자원 효율적 이용과 환자 진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 2011년 도입됐다. 경증환자는 1, 2차 병원인 동네병원과 중소병원에서, 중증환자는 3차인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 지역 거점병원을 육성해 지방환자의 서울권 쏠림을 막기 위한 의미도 있다.
7대 광역시 중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울산의료계 또한 환자 역외 유출을 3차 병원 부재로 꼽고 있다.
울산의 진료권역은 경남권으로 묶여 있는 가운데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부산 4곳, 경남 2곳이 운영되고 있다. 중증환자들이 원정진료에 따른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어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진료권역 재설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같은 주장은 보험연구원이 지난 3일 발간한 'KiRi 리포트'에서 알 수 있다.
2018년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비중은 전년도 20.8%에서 22.9%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의원급 의료기관 비중은 25.2%에서 24.6%로 축소됐다. 중증환자는 상급병원으로 경증 환자는 1,2차 병원으로 진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이 없거나 수가 적을 경우 원정을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권역별로 상급종합병원은 서울(13개)과 경기(8개)가 50%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서울권역에 상급 종합병원 지정 쏠림이 계속되면서 환자와 인력이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병원 수를 늘려 지역별 의료격차를 줄여야 한다. 현행대로 유지될 경우 지역 간 의료서비스 공백이 심화돼 결국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역 병원들이 환자 수요에 맞는 질 높은 의료 서비스 향상 목소리도 있다.
의료진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강한 가운데 지역에서 의료진을 양성·정착하게 해 의료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노동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기획조정실장)은 "균형발전 등 맥락 취지에서 보면 인적자원의 문제다. 의료 서비스 질 측면에서 보면 베드 수가 아닌 치료의 질이 수도권과 비교해 격차는 조금 있다"면서 "환자들이 서울권이 아닌 지역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만족 시켜야 한다. 또 시민들의 신뢰도를 높여야 만 역외 유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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