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충구 명예기자 |
공명지조는 불교경전 아미타경(阿彌陀經)을 비롯해 여러 경전에 등장하는 하나의 몸통에
머리가 두 개 달린 새를 일컫는다. 말 그대로 공동운명체다.
불교경전 '아미타경'에 따르면 공명조의 두 머리가 자고새면 서로 다투는 게 일과인데 하나가 없어지면 혼자서 모두 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로를 미워하고 싸움을 일삼게 되는 실정이다.
어느 날 좌 뇌가 우 뇌에게 독이든 과일을 몰래 먹이게 되는데 우 뇌는 독이 퍼져서 금방 죽게 되고 좌 뇌는 쾌재를 부르지만 결국 온몸에 독이 퍼져서 둘 다 죽게 된다.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잘 살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모두 공멸하게 된다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있다.
우리나라의 고금을 통한 고질적 정쟁실태를 경고하는 뜻으로 온 국민이 공감하는 말이다.
황혼길 어르신들의 사랑방인 경로당에서 사소한 다툼으로 갈등을 조성하는 사례가 허다한
실정인데 이를 슬기롭게 해결한 경로당의 사례를 소개하고자한다.
선비2단지 경로당 강병호 회장은 회원들 간에 잦은 다툼과 갈등의 원인을 회원 간의 '고스돕'과 잦은 술자리에서 비롯됨을 간파하고 이를 건전한 놀이를 통한 치유방법으로 실버체조, 노래교실, 꽃 꼬지 교실, 종이접기 등 건전한 놀이로 유도하여 실행한 결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여자 회원들은 한번 다투면 한 달 심지어는 일 년 동안을 서로 말도 하지 않고 지내는 사례가 허다했는데 건전한 놀이를 통한 활동으로 상호간의 갈등이 자연스럽게 해소되었다고 한다.
코로나의 만연으로 경로당이 문을 닫은 요즈음은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등산을 권고하고 있다.
집에 있으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마스크 쓰고 거리를 유지하며 관내 공원이라도 하루에 한 차례씩 산책할 것을 권유하고 마침 아파트내에 마련된 작은 독서실을 통해 책을 빌려 독서를 즐기고 경로당이 정상화되면 독후감 발표회를 갖겠다고 회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건전한 놀이 도입으로 회원 간의 고질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경로당이 문을 닫은 현 상태에서도 회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1인당 (20,000원씩)의 고기를 구입해 나눠주고 식사중지로 남은 쌀로 떡을 해서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는 등 등산과 독서를 권장하면서 경로당은 문을 닫았지만 회원들의 활동은 중지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 회장의 꾸준한 노력에 모든 회원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강병호 회장이야말로 '공명지조' 의 뜻을 헤아려 회원간의 화합과 어르신들의 중단 없는 꾸준한 전진을 이끌어가는 지역사회의 숨은 일꾼임을 지역 주민들은 입을 모아 칭찬을 보내고 있다.
강충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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