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라이프]흥청망청(興淸亡淸)

  • 문화
  • 문화 일반

[실버라이프]흥청망청(興淸亡淸)

  • 승인 2020-09-24 09:43
  • 수정 2020-09-24 09:48
  • 신문게재 2020-09-25 9면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노수빈
노수빈 명예기자
"지금 이계동(李季仝)과 임숭재(任崇載)를 채홍준사(採紅駿使)로 임명하니 이계동은 경상도에, 임숭재는 충청도와 전라도에 내려 보내 아름다운 계집을 간택하여 오도록 하라!"

1515년 6월 16일 조선왕조 제 10대 임금인 연산군이 어진회의(국무회의)에서 내려진 지시사항입니다.

연산군이 우리 역사상 손꼽히는 폭군으로 악덕과 살상을 저지른 인물이며 조선왕조 최초로 신하들에 의해 왕좌에서 쫒겨난 왕이기도 합니다.

제 9대 성종의 적장자로 태어나 어머니 폐비 윤씨가 연산군 3세때 폐서인이 되었고 6세때 사약을 받고 죽었다는 사실을 연산군 즉위 1년에 이르러 알게 되었으니 윤씨를 죽게한 세력과 주동자들을 색출하여 피가 흥건할 정도로 살육의 잔인한 폭정을 감행하게 됩니다.



그러한 와중에도 천하일색 기생인 연상의 여인 장록수를 만나 맹목에 가까울 정도로 주색에 빠져들었고 싸이코 패스트로 엽기적인 행각에 온 백성이 치를 떨었습니다.

연산군의 증조부가 세운 원각사 대웅전에 국내 미모의 아름다운 기생을 수에겐 '여평'이라는 직급을 내리고 잠자리를 한 기생에겐 '흥청(興淸)'이라는 특별직함을 주기도 했습니다. 학문을 연구하는 성균관 대성전을 동물원으로 개조하여 야생동물을 사육하면서 사냥을 즐기기도 했으며 세종때 부터 연산군에 이르기까지 충성으로 모시던 내신 김처선을 간언(임금께 조언)했다하여 즉석에서 칼을 뽑아 팔다리를 자르고 활을 당겨 눈을 뚫어 죽이는 무모한 짓을 마다하지 않았지요 또한 그의 할머니 인수대비를 찾아가 자신의 어머니이를 죽음에 몰게 했다며 머리로 들이받고 자신의 아버지인 월산대군의 부인(연산군의 큰어머니)를 겁탈까지 하는 패륜적인 행각을 자행했지요

이러한 주색과 유흥, 방탕과 살육, 패륜과 폭정을 참다못해 이복동생인 진성군을 새로운 왕으로 추대하고 연산군은 쫒겨나 유배되어 죽게 됩니다.

연산군이 수많은 기생 '흥청'과 놀아나다가 나라의 곶간이 텅텅 비게 되고 국고가 바닥나 망했다는 뜻으로 '흥청망청(興淸亡淸)'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사회에서 근래에 발생하고 있는 성희롱,성폭행, 불륜과 유흥의 모습이 연산군 시대를 불러 일으키는 느낌이 들고 권력형 성폭행 시조로 볼수 있을 것입니다.

'하얀 속살 예쁘다고/ 꽃 꺾지 말자/ 너도 아플테니까/ 나의 것도 아닌 것을 꺾어어 무엇 하리'

노수빈의 졸시 '목련꽃 연가'를 유심이 들여다 보니 눈부시게 깨끗한 백목련의 순결의 상징성이 요즘 권력형 미투를 지적해주고 있군요

전국의 기생을 왕궁에 끌어들여 농락하던 시대는 연산군 시절이나 가능했지만 이제는 용납할 국민은 아무도 없습니다.

노수빈 명예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남대 개교 68주년 'K-스타트업 밸리'로 도약
  2. 대덕경찰서, 보이스피싱 피해 막은 대전대덕신협 직원에 감사장 수여
  3. 대전 학교 악성민원 피해사례 0건이지만… 학교현장 여전히 아슬아슬
  4. 뺑소니 사고 내고 도망 친 60대 무면허 운전자 검거
  5. 어르신들 마음까지 돌보는 예술(원예,미술) 치료
  1. 충남대병원 환자식사 보살핀 강하이 팀장 복지부장관상
  2. 유희동 기상청장, 기후변화 딸기농가 악영향 현장 점검
  3. [대전미술 아카이브] 32-LONG LIVE DRAWING!
  4. 대전을지대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새단장 조기발견 앞장
  5. (사)한국장애인멘토링협회, 사회적협동조합 공감, 대전케이뷰티포럼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양곡관리법이 시작?… 법사위원장 놓고 국힘-민주당 갈등 격화
양곡관리법이 시작?… 법사위원장 놓고 국힘-민주당 갈등 격화

제22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소수여당인 국민의힘과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본격적인 힘 대결이 시작됐다. 민주당 등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해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법사위에서 심사가 지연 중인 5개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 하면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8일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민주당은 농해수위 전체회의를 단독 소집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충청권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 전국서 가장 커
충청권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 전국서 가장 커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 전환한 가운데 충청권 집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크게 하락한 세종을 중심으로 대전·충남은 내렸고, 충북은 유일하게 상승했다. 다만, 수도권 등에서 상승 기조를 보이는 만큼 지역에서도 반등할 것이란 기대 여론도 없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이 11일 발표한 '4월 둘째 주(15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하락 폭은 전주(-0.01%)보다 확대됐다. 집값 하락은 21주째 이어졌다. 이번 주 아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4월의 여름 풍경 4월의 여름 풍경

  •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 ‘대전 0시축제 많이 알릴께요’ ‘대전 0시축제 많이 알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