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금전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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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금전차용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이승현 山君(산군)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0-10-04 21:53
  • 신문게재 2020-10-05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이승현 山君(산군)법률사무소 변호사
'금전차용(金錢借用)'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법률관계 중 하나다. 이에 관해 민법은 제598조 이하에서 '소비대차의 의의'라는 제목으로 ‘소비대차는 당사자 일방이 금전 기타 대체물의 소유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그와 같은 종류, 품질 및 수량으로 반환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한다. 즉 상대방으로부터 금전을 이전받았다가 이후 상대방에게 반환하는 금전차용의 법률관계를 법률용어로는 '금전소비대차'라고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돈을 빌려주고 반환받아야 하는 금전소비대차의 법률관계에 있어 돈을 빌려준 채권자인 대주는 반드시 돈을 빌려 쓴 채무자인 차주로 하여금 차용증 내지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하게 해야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분쟁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일명 차용증)를 작성할 때 참고할만한 사항을 간략하게 말하고자 한다.

첫째로 '이자'에 관한 부분입니다. 가령 甲이 乙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이자약정을 하지 않았다면 법정이율인 연 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민법 제379조). 만약 법정이율 이하로 이자약정을 한다면 그러한 약정에 따라야 한다. 반면 甲이 乙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연 50%의 이자약정을 했다면 이자제한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정한 최고이자율인 연 24%를 넘는 이자의 부분은 무효에 해당한다. 따라서 甲이 乙에게 돈을 빌려줄 때 적정한 이자를 받고 싶다면 연 24%를 넘지 않는 선에서 이자약정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연체손해금'에 관한 부분이다. 가령 甲이 乙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올해 말일(2020. 12. 31.)까지 변제하기로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乙이 그때까지 변제하지 못한 경우, '연체손해금'이 발생한다. 즉 연체손해금이란 원금의 사용 기간에 비례해 지급되는 과실의 일종인 '이자'의 개념과 달리 원리금의 변제를 지체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의 개념이다. 만약 甲이 2021. 1. 1.에 특별히 돈을 사용할 일이 있다면 乙에게 2020. 12. 31.까지 돈을 변제하지 않으면 원금과 이자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하도록 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손해배상액의 예정(민법 제398조)이라고 하며, 이러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통해 甲이 실제 乙의 이행지체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손해를 구체적·현실적으로 입증하지 못해 받게 되는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셋째로 '지급을 담보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부분이다. 가령 甲이 乙에게 거액의 돈을 빌려준 경우 만약 乙이 제때 변제를 하지 않으면 甲은 생활에 중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甲은 乙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조치 중 하나가 丙에게 乙을 위해 연대보증인이 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만약 丙이 연대보증인이 되면 甲은 乙이 돈을 갚지 않더라도 丙에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甲이 乙에게 공정증서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甲과 乙 사이에 공정증서가 작성됐다면, 甲은 乙이 돈을 갚지 않을 경우 비용과 시간을 많이 들어가는 민사소송 등의 법적 절차를 통해 확정판결을 받지 않더라도 곧바로 乙의 재산에 대한 집행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증서의 작성은 곧바로 집행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을 통한 지급을 담보하기 위한 수단의 측면도 있겠지만, 집행을 쉽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기능하는 측면이 더 클 것이다.

금전소비대차의 법률관계에 관해 이런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 쓴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그 사람의 인생 일부를 빌려달라는 것일 수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 쓰는 것도 빌려주는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단순한 호의(好意)를 넘는 복잡한 법률관계가 될 수 있기에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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