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으로 지금은 조류인플루엔자에 민감한 오리과(오리·기러기·고니류) 조류가 날아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양계 농가에 큰 타격을 줬던 주요 전염병인 사실을 벌써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3년 충북 음성군에서 처음 발생해 가금류 5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다음해 1월에서 5월까지도 닭 1400만 마리가,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4월 4일까지는 조류 3787만 마리가 희생됐다. 겨울철새 분변 시료 물량을 늘리고 상시 예찰을 강화할 시점이다.
올해는 기상이변으로 철새가 일찍 날아들었다. 22일 전국 철새 도래지 예찰 강화 방침을 밝힌 환경부의 철새도래지 112곳 대상 조사에서는 개체 수 급증이 확인되고 있다. 지금까지 183종 약 95만 마리의 겨울철새가 도래한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간월호, 시화호, 삽교호, 곡교천 등 철새가 많이 날아드는 경기·충청권과 서남해안 벨트를 중심으로 예찰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철새도래지와 농장뿐 아니라 전국 동물원의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가금류에 대한 방역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 긴장은 지자체나 유역(지방)환경청과 가금류 농장만의 것이 아니다. 여기서도 '비대면'이다. 철새 도래지 방문을 자제하는 등 국민적 협조가 절실하다. 최소한 내년 2~3월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삼아 사안별로 이동통제, 소독, 인근 농가 차단 등 선제적으로 조치해야 할 것이다. 연말연시 AI 발생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국가적 재난인 '축산 팬데믹' 발생·확산을 저지할 '골든타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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