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의열단과 조선혁명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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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 의열단과 조선혁명선언

최창희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

  • 승인 2020-11-24 16:50
  • 신문게재 2020-11-25 18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CHOICHANGHEE
최창희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지난 11월 10일은 의열단이 창단한지 10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정의로운 일을 맹렬히 실행하는 단체'라는 뜻의 의열단은 조직적 무장투쟁과 폭력적 수단을 총동원하여 일제식민통치로부터 조국해방을 이루는 것이 목적이었다.

의열단은 조국독립을 위하여 과감하고 과격한 적극투쟁과 희생정신을 강조하고 있었다. 창단때부터 마땅히 죽여야 할 일곱 대상(7가살)과 다섯 가지 파괴 대상(5파괴)을 정해서 일제를 공포와 불안에 떨게 했다. '7가살'은 조선총독 이하 고관, 군부 수뇌, 대만 총독, 매국노, 친일파 거두, 밀정, 반민족적 토호열신이고 '5파괴'는 조선총독부, 동양척식회사, 매일신보사, 각 경찰서, 기타 왜적 중요기관 등이다.

이러한 무장활동 등은 상대방 일제에 의해 테러리스트라는 오명으로 공격받았고, 실제 무장활동 중에 외국민간인이 희생되기도 했다. 암살과 파괴에 따르는 선전활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김원봉 단장은 진작부터 의열단이 주장하는 바를 문서로 작성하여 이를 널리 천하에 공표할 뜻을 가지고 있었다. 일제에 의해 테러집단으로 불리는 것에 대한 반박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열단 행동강령이 필요하기도 했다. 결국 김원봉은 1922년 단재 신채호를 만나러 상해에서 북경으로 갔다. 단재 신채호 선생 입장에서도 무장독립군들을 하나로 통솔할 수 없음에 절망했을 때 의열단장 김원봉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하여 단재 신채호와 약산 김원봉이 만나게 되었고 한국독립운동사의 항일선언문 중 백미라는 '조선혁명선언'이 집필하는 계기가 되었다. '조선혁명선언(1923년)'은 대동단결선언(1917년), 기미독립선언(1919년)과 더불어 독립운동 3대 선언으로 꼽힌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무장독립운동의 위대한 경전이라 불릴 만한 '조선혁명선언'을 통해 의열단의 독립투쟁노선과 행동강령을 체계화한 분이다. 단재 선생이 류자명 선생의 도움을 받아 1923년 1월 '조선혁명선언'을 작성하여 자주독립의 방향성과 민중의 역할을 제시한 것은 민중 스스로 싸워 쟁취하는 것만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 선언을 통해 제국주의를 비판함은 물론 스스로 싸워 쟁취하는 것만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시대를 초월한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독립과 자유는 우리의 힘과 피로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남의 힘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때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의열단은 남한에서는 좌파로, 북한에서는 옌안파로 몰려 희생되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졌다. 20세기 민족모순의 한 정형이다. 의열단 창단 101주년을 맞아 김원봉을 비롯한 이름없이 숨져간 수많은 의열단원들의 독립운동 정신과 의열행동에 대해 되새길 필요가 있다. 살벌했던 일제강점기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타국에서 목숨바쳐 스러져간 사람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는 무늬만 바뀔 뿐 되풀이되고 있느니 역사를 잊으면 안된다.요즘 한일관계를 접하다보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후의 상황들이 재현되고 있는 듯 하다. '조선혁명선언' 속의 내용들을 읽어보면 과거의 그 역사가 최근 되풀이되고 있는 듯 하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의열단의 지침서 '조선혁명선언'에서 우리 생존의 적인 일본을 파괴하자고 하였다. '조선혁명선언' 첫머리가 조선경제를 파탄낸 강도 일본을 성토하고 있다. 과거와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비슷한지를 조선혁명선언의 문장에서 다시 한번 확인하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7가살', '5파괴'에 해당되었던 정의로운 일들은 오늘날 어떤 일들이 해당될까. 나는 정의로운 일을 맹렬히 실행할 수 있는 힘을 가졌는가.그럴만한 용기가 있는가. 10대~20대 의열단원들의 진지했던 삶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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