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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위기청소년지원네트워크 관계자들이 대전 신탄진역 앞 학생들 통학로에 있는 업소에 여성을 상품처럼 표현한 광고물을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청소년지원네트워크 제공) |
중도일보는 10월 31일 대전위기청소년지원네트워크가 지역단체와 함께 신탄진역 앞 유흥거리에서 진행한 첫 거리상담에 동행했다. 대전일시청소년쉼터 전문 상담요원과 대전희망유스나래 그리고 성착취피해대전아동청소년지원센터 활동가들이 성을 상품처럼 버젓이 홍보하는 이곳에서 청소년과 학부모를 거리에서 만나 가출경험과 주변 환경 유해성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파악하는 활동이었다. 이곳 주민을 대표해 대덕구 석봉동 주민자치위원 10여 명도 참여해 총 32명이 3개 조로 나눠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신탄진역 앞 유흥가 유해환경을 조사하고 거리상담을 펼쳤다. 신탄진역과 석봉초, 대청중, 신탄진고가 반경 1㎞ 내에 위치하고, 단독주택과 2400세대 규모의 동일스위트 아파트 단지가 가까이 있어 금요일 저녁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골목을 오갔다.
지난해 중도일보 보도 이후 일부 업소는 간판에 '아가씨'라고 적힌 글씨를 가리거나 '봉사원'으로 표현을 바꾼 곳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전처럼 '미스미시 항시대기' 또는 '맥주 무제한 + 안주 + 아가씨 포함'이라는 문구를 누구나 볼 수 있게끔 큰 글씨로 홍보하고 화려한 조명도 비췄다.
이날 대전시 일시청소년쉼터(고정형 드롭인센터) 백현 거리상담원은 "저희가 은행·대흥동, 송촌동에서 청소년 거리상담을 꾸준히 해왔는데 그때와 다르게 이곳에서 만난 청년들은 경계심이 상당히 높아 작은 호의마저 거절하고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라며 "유해한 간판과 골목 분위기 탓에 어쩔 수 없이 이곳을 지나거나 찾아오더라도 불안감과 긴장감을 더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청년 52명을 만나 가출경험이 있는지, 유해환경을 어떻게 보는지 간단한 문답식 거리상담이 이뤄졌는데, 한 청년은 "(선정적)간판을 보면서 왜 이렇게 되고 있을까 신경 쓰인다"라고 답했다.
또 유해성을 점검한 결과 이곳에서 청소년 보호활동이 이뤄진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의견과 업소마다 동일한 네온사인 간판으로 여성이 춤추는 듯한 선정적 영상을 똑같이 표출하는 게 특정 단체의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학대피해아동긴급보호시설을 운영하는 유호석 대전시청소년단체협의회장은 "청소년 보호 봉사자들이 실천하는 대표적 활동 중에 편의점과 노래방 입구에 '청소년 술·담배 판매금지' 스티커를 업주의 동의를 받아 직접 붙이는 일인데 이곳에서는 그러한 경고 스티커조차 찾아 볼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대전위기청소년지원네트워크 최명순 공동대표는 "노래방마다 골목에서 잘 보이도록 네온사인을 화려하게 켜고 춤추는 여성의 모습마저 업소마다 동일한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어떤 단체가 작정하고 성 상품화한 간판으로 골목을 물들여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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