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반복되는 대형 참사를 막으려면…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칼럼] 반복되는 대형 참사를 막으려면…

  • 승인 2014-04-30 14:08
  • 신문게재 2014-05-01 11면
▲ 이영재 교수(한밭대 설비공학과)
▲ 이영재 교수(한밭대 설비공학과)
4월 16일 아침 TV를 켜는 순간 커다란 여객선이 바다 위에 90도 가까이 기울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TV앵커와 전문가의 대담 내용 중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여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뉴스 속보를 통해 사망 1명의 소식이 전해지더니 이윽고 상황은 급격히 변해 오후 들어 다수의 사망자 또는 실종자가 속출하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2주가 지난 지금 탑승인원 476명 중 구조된 인원이 겨우 174명에 불과하고 사망자와 실종자 수를 합쳐서 무려 302명(정확한 탑승인원 모름)에 이르는 건국 이후 두 번째로 인명피해가 큰 사고로 기록되게 되었다.

1970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 사고가 자주 발생하였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1971년 12월 25일 발생한 서울 충무로 대연각 호텔 화재 사고(사망 163명, 부상 63명), 1972년 12월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발생한 시민회관(사망 53명, 부상 78명)화재 사고, 1974년 11월 3일 서울 전농동 대왕코너 화재 사고(사망 88명, 부상 35명), 1977년 11월 22일 전북 이리(익산)역 폭발사고(사망 59명, 부상 130명)가 발생하였다.

1980년대에 발생한 대형 사고로는 1984년 1월 14일 부산 부전동 대아호텔 화재 사고(사망 38명, 부상 68명), 1987년 11월 29일 미얀마 근해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858편 보잉 707기 폭발 사고(사망 115명) 등을 들 수 있다.

1990년대에도 국내에서는 대형 사고가 비교적 많이 발생하였다. 1993년 한 해에 3건의 큰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1993년 3월 28일 부산 구포역 열차전복사고(사망 78명, 부상 198명), 1993년 7월 26일 목포 공항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사망 68명), 1993년 10월 10일 전북 부안 위도 서해 페리호 침몰 사고(사망 292명) 등이다. 또한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붕괴사고(사망 32명, 부상 17명), 1995년 4월 28일 대구 지하철 공사장 도시가스 폭발사고(사망 101명, 부상 202명)가 있었으며, 1995년 6월 29일 발생한 서울 서초동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사망 501명, 실종 6명, 부상 937명)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대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대형사고의 수는 1990년대에 비해 많이 감소하였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 전까지 가장 비참한 대형 사고는 2003년 2월 18일 대구시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지하철 전동차 화재사고(사망 192명, 실종 21명, 부상 151명)다. 그리고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사망 40명, 실종 6명)이 있다.

세월호의 전복은 화물의 과적, 평형수의 부족으로 인한 배의 복원력 상실, 선박의 증축 또는 내부 구조변경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보다 더 큰 문제점은 선장을 포함한 선박직 선원의 무책임과 초기 신고 접수 직후인 오전 9시 직전부터 약 2시간 이상, 즉 피난·구조를 위한 황금시간을 놓친 해경 및 당국의 초동조치 미흡에 있는 것이다. 희생자의 가족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으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민은 정부의 재난대응체계 및 구조·구난역량의 부족함을 크게 느꼈을 것이다.

국회에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개정안을 상정해 추인하고, 언론에서는 한국해운조합의 관리·감독 기능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은 물론, 침몰 사고 관련 장관 및 책임자의 문책에 나아가 부분·전면 개각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국무총리의 사고 수습 후 사퇴하겠다는 소식에 이어 대통령도 국민께 사과하며 국가안전처(가칭)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국가재난대응체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확립하고 이런 체제가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훈련시기와 방법을 법령에 담아서 시행해야 할 것이며, 재난에 안전한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2024 충청총선]더민주-국민의힘-조국까지 대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표정
  2.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9월 개교'...차질 없이 한다
  3.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
  4. 가수 영호 팬클럽 '이웃위해' 100만원 기탁
  5. 세종시 호수공원 일대 '미술관 유치' 본격화
  1. [총선리포트] 강승규 "양 후보는 천안 사람" vs 양승조 "강, 머문기간 너무 짧아 평가조차 못해"
  2. 2025학년도 수능 11월 14일… 적정 난이도 출제 관건
  3.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3월29일 금요일
  4.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왕도정치와 팬덤정치
  5. [WHY이슈현장] 고밀도개발 이룬 유성, 온천 고유성은 쇠락

헤드라인 뉴스


대덕특구 재창조 속도 높인다… ‘마중물플라자’ 조성사업 순조

대덕특구 재창조 속도 높인다… ‘마중물플라자’ 조성사업 순조

대전시는 대덕특구 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마중물 플라자 조성사업의 중간 설계를 완료하고 과기부·기재부의 총사업비 조정절차를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마중물 플라자는 대덕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아 재도약과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대전환을 위해 대전시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가 협업하여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번 중간 설계 완료와 총사업비 조정 확정으로 더욱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ETRI 부지인 유성구 가정동 168번지에 313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8782㎡로 ICT 기술사업화 거점, 전..

세종시 `관광 현주소`는...2023년 어디를 많이 찾았나
세종시 '관광 현주소'는...2023년 어디를 많이 찾았나

세종시 관광산업의 현주소는 어떤 흐름에 올라타고 있을까. 성장기에 놓인 신도시 특성과 행정중심복합도시 위상을 고려하면, 관광도시 면모를 기대하는 건 욕심에 가깝다. 그럼에도 방문객 수와 유입 지역, 자주 찾는 장소, 매출액 등의 객관적 데이터 분석은 미래 세종시의 방향성을 찾는데 유효한 과정으로 다가온다. 때마침 세종관광 MICE 얼라이언스 발대식이 3월 29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려 제 단체 간 발전적 협력 관계 구축을 넘어 지역 발전의 토대를 구축했다. 영문 MICE는 한글로 회의와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란 4가지..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대전유성호텔이 이달 말 운영을 마치고 오랜 휴면기에 돌입한다. 1966년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연 유성호텔은 식도락가에게는 고급 뷔페식당으로, 지금의 중년에게는 가수 조용필이 무대에 오르던 클럽으로 그리고 온천수 야외풀장에서 놀며 멀리 계룡산을 바라보던 동심을 기억하는 이도 있다. 유성호텔의 영업종료를 계기로 유성온천에 대한 재발견과 보존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유성온천의 역사를 어디에서 발원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온천지구 고유성 사라진 유성대전 유성 온천지구는 고밀도 도시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구하는 가수 김종국 시구하는 가수 김종국

  • 한화이글스 연승에 응원할 맛 나는 치어리더 한화이글스 연승에 응원할 맛 나는 치어리더

  • 한화이글스 홈 개막전 ‘매진’ 한화이글스 홈 개막전 ‘매진’

  • 홈 팬들 앞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홈 팬들 앞에서 역투하는 류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