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여종 (사)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 |
하천이 단지 오수의 집합소 특히 도심 하천은 냄새나서 접근하기 어려운 오염의 대명사에서 90년대 중반 이후에 수원천, 양재천, 전주천 등을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하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하천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제 하천은 단지 물이 흐르는 수로나 하수도, 버려진 습지가 아닌 다양한 생명체가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하천으로 변모하였다. 또한 시민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공간이자 명소로서 인식하게 되었다. 이제는 하천에 쉽게 접근하여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생태문화 교육의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이미 다가와 있다.
대전은 도심을 관통하는 이러한 하천이 무려 3개나 있다. 이는 대전을 대표하는 명소로서 대전을 상징화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다. 대전은 3대 하천인 대전천, 유등천, 갑천과 4대강 중의 하나인 금강이 흐르는 도시다. 국가하천 3곳, 지방하천 26곳, 소하천 87곳으로 한 도시에 116곳의 하천을 보유한 도시 즉, '대전은 하천의 도시'라고 말할 수 있다.
대전은 동서남북에 300m~500m 정도의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형성되어 있다.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지형이라 3대 하천 모두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른다. 대전시가 앞으로 도심 주변의 산과 도심을 관통하는 하천을 잘 보전하고 가꾼다면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전국에서 제일가는 환경친화 도시가 될 것이라 믿는다.
과거 대전은 하천을 복개해 도로를 만들거나 심지어 건물을 짓기도 하였다. 또한 주차장이나 하상도로로 지나치게 활용하였다. 그러다 2008년 목척교가 다시 시민들의 눈에 들어 왔고,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가 철거되었다. 하상도로는 줄어들었고,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었다. 이어서 2013년부터 3대 하천을 테마가 있는 명품 하천으로 조성하기 위해 약 1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기도 하였다. 2000년대 이후 대전에서 하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이 다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하천의 과도한 이용부터 생태하천 조성사업까지 대전의 하천은 늘 공사 중이었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이제 하천을 보전하고 대전의 명소로서 상징화할 때가 되었다. 마침 2019년 대전방문의해 7030프로젝트가 가동을 시작했다. 대전시 관광진흥과나 마케팅공사의 업무만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시의 부서와 심지어 대전시민 전체가 대전방문의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3대 하천에 스토리와 상징성이 없어 늘 허전함을 느꼈었는데 방문의해를 기회삼아 하천에 공공디자인 개념을 도입했으면 한다. 하천의 이미지를 디자인하고, 안내판, 방향표지판, 안내도, 하천에 설치되는 모든 공공 시설물에도 통일된 디자인이 가미되었으면 한다. 또한 3대 하천을 상징하는 상징 조형물을 적절한 위치에 설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가까운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잘 모른다. 늘 곁에 있으니 그러려니 한다. 그러나 대전의 3대 하천만큼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공간이 있을까 싶다. 더 잘 알아야 하고 그 소중함을 늘 느끼면서 하천을 가꾸고 보전하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대전은 타 도시에 비해 도시를 상징화하는 데 인색하다. 도시 정체성을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3대 하천에 스토리와 역사성을 담고, 공공디자인이 가미된 상징 조형물을 적절한 위치에 설치하자. 2019년 대전방문의해을 준비하면서 대전의 하천을 관리하는 대전시가 응답해주기 바란다.
안여종 (사)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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