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폭염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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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폭염의 폐해

이성만 배재대 교수

  • 승인 2019-07-29 13:22
  • 신문게재 2019-07-30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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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만 배재대 교수
서유럽이 불볕더위로 연일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 중이다. 특히 도시가 더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식물이 수분을 대기로 내보내지만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는 열기를 품는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는 주변지역보다 최고 10도나 더 덥다고 한다. 정체한 여름 공기에 더하여 환경오염도 심해지는 까닭에 도시의 폭염은 치명적일 수도 있다. 한여름의 폭염물결은 서유럽뿐이 아니다. 지구촌 전체가 이상기온으로 몸살이다.

2005년에는 초강력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를 덮치는 바람에 재즈문화의 중심지 뉴올리언스는 쑥대밭이 되었고 이재민만 6만 여명에 달했다. 뉴올리언스는 재건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강한 폭풍우들이 엄습하는 곳이기에 편안할 날이 없다. 정부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남동부는 해수면 상승, 극심한 더위, 사이클론, 물 부족에 매우 취약한 지역이다.

인도 남부의 항만도시 첸나이에서는 물을 찾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렵다. 2018년도의 인도 계절풍은 지난 65년 중 두 번째로 강력한 건조한 몬순이었다. 이로 인해 이 지역의 44%가 바싹 타들어갔다. 첸나이는 상황이 더 절박하다. 주요 저수지는 말라버리고, 사람들은 트럭으로 배달해야 하는 물을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하고, 병원들은 과부하에 걸린 상태다.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도시는 한층 더 물 부족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시베리아의 도시들에는 얼음두께마저 얇아졌다. 북극의 온도가 지구촌의 다른 어느 곳보다 더 빨리 상승 중이란다. 러시아 북부 지역이 더 심각한데, 주택 밑의 영구 동토 층이 녹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노릴스크나 야쿠츠크 같은 도시는 이미 토양 침식을 겪고 있다. 과학자들은 금세기 중반까지 건물의 안전도가 최소 25%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더구나 지구 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진행된다면 금세기 말에는 동부시베리아의 동토 중 상당부분이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매력적인(?)땅으로 바뀐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다. 자카르타뿐이 아니다. 전 세계의 해안 도시들은 해수면 상승의 위협을 받고 있다. 13개의 하천을 거느린 자카르타는 특히나 홍수로 신음하고 있다. 식수가 부족해서 지하수를 땅에서 퍼 올리는 바람에 지반침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050년에는 도시의 95%가 물에 잠길 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항구 방벽을 건설 중이다. 당연히 수천 명의 어부들은 주택과 수입원을 잃게 될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는 기후난민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방글라데시 인구의 약 28%가 해안가에 거주한다. 이곳 해수면은 세계 평균치보다 10배나 더 빨리 상승하고 있다. 2018년에는 7만8000여명의 주민들이 자연 재해로 인해 도피해야 했다. 게다가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아서 해안이 깎이며 사라지는 중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인 다카에는 매일 1000여명이 유입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촌의 온난화 원인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듯하다. 서유럽은 표면적으로는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뜨거운 공기가 북상하여 발생한 자연적인 현상이라지만, 지구온난화에 의한 인위적인 기후변화 현상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아무튼 작금의 온난화 속도와 공간적인 양상은 자연적인 재해수준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제 8월이면 우리네 땅에도 찜통더위가 본격화되고 냉방을 위한 에너지 사용도 늘어날 것이다. 섣부른 탈원전 정책으로 전력이 부족하여 손쉬운 화석연료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한다. 이로 인해 늘어난 온실 가스는 우리 주변의 기온상승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지혜로운 해결책을 위해 동참해야 할 때다.
이성만 배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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