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부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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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부부관계!

김석회/ 카톨릭대학교 전 부총장

  • 승인 2020-03-29 09:5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부부는 일심동체라고도 하고 무촌이라고도 하며 천륜의 관계라고도 한다.

하늘이 정해준 만남이란 뜻이다. 그렇듯 부부의 연은 하늘이 맺어준 것이지만, 그 과실을 거두는 일은 하늘이 아닌 땅에서 할 일, 즉 부부가 스스로 노력해서 비로소 거둘 수 있는 과실이란 뜻이다. 또한 부부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스스로 선택받은 사람들의 만남이다.

따라서 부부는 자유의지에 따라서 스스로 선택한 만남이기에, 선택에 대한 책임을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성장배경과 가치관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상대가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해서 그것을 모두 틀렸다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행동일 뿐 틀린 행동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부는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신중하게 대처하고 배려해야 할 것이다.

일반의 인간관계와 다를 바 없이 부부간의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간 사랑에 기초한 예의와 존경, 그리고 신뢰에 바탕을 둔 소통을 끊임없이 유지해 가는 것이 부부간의 도리일 것이다.



사랑은 결혼의 모든 것이고, 결혼 또한 인간 만남의 최우선 행복이어야 할 것이다. 그 경우 사랑의 본질은 자기희생 즉. 상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두 사람의 결합이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서로가 상대에게 먼저 양보하고 다툼이 불가피할 때도 자신이 져주는 자기희생을 솔선할 때 그 사랑은 영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관심과 배려로 상대를 챙기는 부부의 노력에서 아름다운 부부관계는 유지될 수 있다. 부부간의 소통을 위한 대화과정에서 특히 유의할 일은 함부로 말을 내뱉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칼에 베인 상처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두고두고 상대의 가슴을 아프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모적인 대화보다는 생산적인 대화, 과거 집착적인 대화 보다는 미래지향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부부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곧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인간은 원래 과오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서로 이해해야 한다.

아름다운 부부관계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내용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느 날 고난과 갈등이 찾아올지라도 자신을 탓하고 서로를 보듬어 주는 부부가 되는 가정, 생명이 다 할 때까지 자식의 행복을 위해 기도해주는 부모가 있는 가정, 남편이나 아내가 자리에 없을 때는 남편이나 아내를 칭찬하고, 남편이나 아내 앞에서는 그를 존중하며, 남편이나 아내가 괴로울 때 서로 위로 하면서, 남편이나 아내가 아플 때 서로 돕는 가정, 그 가정에는 하나님의 축복이 따라오는 것이다.

나에게는 고등학교 동창생인 김용복이란 친구가 있다. 80이 넘은 그는 아내가 수년간 치매로 해서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그는 아내를 위해서 온갖 고통을 감내하며 눈물겨운 보살핌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사그러드는 아내를 곁에서 지켜보는 아픔은 참으로 견디기 어렵다며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오래오래 자신의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80이 넘은 나이 인데도 언론사 논설실장으로 집필 활동이 대단하며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데도 몸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가 아내 오성자를 끔찍이 위하는 것을 보면 고개가 자연 숙여지고 경애의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요새는 뇌 수술 두차례나 받은 아내가 중환자실에 누워 사경을 헤매고 있어도 코로나19로 인해 면회 한번 못한다니 얼마나 마음 졸이겠는가? 친구의 아내 이야기를 듣고 잇노라면 가슴이 메어진다. 부디 신의 가호로 기적이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김용복 친구의 아내 사랑, 부부의 연은 우리 모두의 본이 될 것이다.

김석회/ 카톨릭대학교 전 부총장

김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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