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신수연 과장 |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은 오프라인 기반 비즈니스 미팅 또한 차단했다. 무역업계도 직격탄을 맞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해외전시박람회는 취소되거나 온라인 전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시회가 개최되더라도 자가격리로 인해 한 달 동안 활동하지 못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바이어를 초청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업상이나 인도적 목적 등에 한해 국내 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요건이 까다롭고 제한적이다.
자유로운 수출길이 막힘에 따라 발 빠른 기업들은 무역사절단, 수출상담회 등 기존 대면 마케팅 수단 대신 온라인 수출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비대면 상담과 같은 소통 수단 전환이 확산되고 있으며, 화상회의, 온라인 콘퍼런스 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이 변화를 기회로 활용한 대전에 있는 기업 대표 두 분을 만났다.
#산업용 자재를 생산하는 대표는 독일 바이어 화상미팅을 마치고 상기된 얼굴로 "유럽에 다녀온 것 같다"고 하셨다. 몇 년간 여러 차례 만나 상호 신뢰가 돈독했던 바이어라 소통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오랜 시간 컴퓨터 화면을 보는 피로감은 있지만, 이동을 위한 시간과 위험성이 줄어서 팬데믹 이후에도 화상회의를 자주 활용할 것이라 했다.
#지난 4월 무역협회 자카르타 지부 주선으로 인도네시아 바이어 10곳과 만난 치약회사 대표는 현지 생활용품 회사 구매팀과 마무리 단계 논의를 거치고 있다. 3차례 화상상담 후에도 바이어의 지속적인 자료 요청에 제품 소개서, 인허가 자료 등을 준비해 보냈다. 반송과 지연을 거듭한 어려운 물류 환경에서 샘플 운송도 완료했다. "당장 캐리어를 끌고 가고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고 했지만, 끈질기게 이메일과 메신저 등으로 소통한 끝에 바이어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물론 온라인의 한계도 분명하다. 지난 6월 초 개최한 '대전세종충남 온라인 1:1 수출상담회'에서 중국 청두 바이어와 만난 충남의 김 업체 대표는 '정말 맛있는데 설명할 수가 없는 점'을 아쉬워했다. 몇 차례 상담을 진행하고 나서 직접 만나 담판을 짓고 싶은데, 온라인으로는 최종 구매 결정이 안 나 힘들다는 분도 있었다. 지속되는 화상회의와 비디오 콘퍼런스 등으로 인해 '줌 피로'를 호소하기도 한다.
직접 교감이나 대면 네트워킹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지만, 온라인으로 비즈니스 소통 방식 변화는 팬데믹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온라인의 효율적 부분을 적극 활용하고 위험을 관리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과 문제의식에서 시작됐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24시간 아이스크림 판매점은 무인점포로 바꾼 뒤 평당 매출이 최대 2배 늘며 침체한 빙과 시장의 구원 투수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담아 출시된 기내식 도시락은 연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는 8월 말까지 '온라인 자카르타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 '온라인 트레이드쇼' 등에 참가할 지역 소재 수출기업을 모집 중이다. 그리고 무역협회 유튜브를 구독하면 다양한 주제별, 시장별 웨비나를 언제든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최근 정부와 수출지원기관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온라인 지원 사업이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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