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호시우보(虎視牛步)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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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 호시우보(虎視牛步)가 답이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0-12-08 16:11
  • 신문게재 2020-12-09 18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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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백두대간을 종주한 관록이 있는 한 대학교수와 등산을 함께 간 적이 있었다.

성격 급한 나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되도록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숨을 몰아쉬며 잠깐 쉬면서 뒤를 돌아보니 베테랑 산악인인 그 교수는 거북이걸음으로 산을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도 지치지 않은 표정으로 내가 쉬고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프로는 저렇게 산행을 하는구나…' 하는 마음이었다.

결국 정상에 먼저 오른 사람은 내가 아닌 그 교수였다.



금산의 제원면에서 우체국장으로 정년퇴임하신 김진환님은 80세가 넘는 나이에 400번 이상의 마라톤 전구간을 완주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마라톤 시작한 지 1년 만에 풀 코스를 완주하였고, 5년 만에 100회, 6년 반 만에 200회, 10년 만에 300회를 완주하더니 16년 만인 작년에 400회 완주를 하였다.

2009년에는 한 해 동안 무려 105회의 풀코스 완주 경력이 인정되어 한국 기네스에 등재되기도 했고, 세계 6대 메이저대회 완주를 달성할 당시 나이가 70세였다.

아드님인 김덕기 제원우체국장에게 84세의 나이에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가장 중요한 비결은 절대 빨리 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젊어서는 3시간에 주파한 적도 있지만 제한 시간인 5시간 가까이 되어야 결승점이 도착하신다고 한다.

그리고 매일 뛰는 것이란다. 경기에 출전한 달리기 말고도 천 번 넘는 완주 기록을 갖고 있다고 했다.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세상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한때 세상을 쥐고 흔들던 권력자도, 엄청난 재력을 뽐내던 재벌 기업 회장도 그 끝이 좋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본다.

동양그룹, 한보그룹, 진로그룹, 삼미그룹 ....

'성공보다 수성(守成)이 더 어렵다'는 어른들 말씀도 떠오른다. 지금 잘 나가는 기업들도 그 성과를 유지하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 재벌 기업 회장님들이 마냥 부럽지만도 않다.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다. 경제는 어렵고, 취업은 힘들고, 심지어 잘 다니던 직장에서 나와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힘들고 살기가 팍팍한데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유동성 확장과 함께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정리될 기업은 안타깝게도 어려워지지만 살아남는 기업은 실적이 더 좋아지기 때문에 우량기업의 가치는 더 올라가는 것이라고 한다.

동학개미로 표현되는 젊은이들의 주식에 대한 열기도 주가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아무도 알지 못하는 우리네 인생이지만 평상시에는 호랑이의 눈으로 보면서 소걸음으로 걷다가 세상이 변하고 상황이 바뀌게 되면 호랑이의 날랜 동작으로 난관을 타개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의미에서 단군 이래 가장 많은 공부를 했다고 인정받고 있는 요즘 젊은이들의 주식열풍과 부동산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작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호랑이의 등에서 내려올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민첩함과 함께 내려온 다음에는 다시 우직한 소걸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세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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