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영 한국노래문화업중앙회 대전시협회 운영이사가 삭발 전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있다. 임효인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2주 연장한 가운데 지역 소상공인이 더는 못 버티겠다며 업종별 영업시간 차등 제한을 요구하고 나섰다.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대출 조건 완화와 지자체 재난지원금 신속 지원도 주문했다.
1일 오후 2시께 대전시청 북문 앞. 한국노래문화업중앙회 대전시협회 소속 회원 30여명이 또 다시 이 곳에 섰다. 지난달 27일 규제 완화를 요청하며 현장에 나온 지 닷새 만이다. 지역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시간과 일수가 줄어들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완섭 노래문화업중앙회 대전시협회장은 "노래방은 일반 식당이랑 다르다. 보통 다섯시쯤에 영업을 시작하는데 이 시간에 노래방을 오는 사람이 없다. 겨우 한두시간밖에 영업하지 못한다"며 "영업 제한을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삭발 중인 김완섭 대전시협회장 |
대출 조건 완화와 관련해서는 "대전시는 신용등급 1~6등급 수준을 말하는데 이미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들이 많다. 숨 좀 쉴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중리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임모 씨는 자유 발언을 통해 "핀셋 집합금지를 하는 게 맞는데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며 "일반음식점과 노래방은 영업시간 자체가 다른데 지원금은 같다. 형평에 맞는 대책을 세워서 밥은 굶지 않게 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김완섭 회장과 박나영 운영이사·박중권 수석이사는 거리두기로 인한 규제 완화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기도 했다. 박나영 운영이사는 삭발 중 "코로나보다 굶어 죽는 게 더 힘들다"며 "추운 겨울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 후 허태정 대전시장 면담을 위해 청사 안으로 진입해 청원경찰 등과 대치하는 상황을 연출했으며 이후 임원진 등 4명은 서철모 행정부시장 면담을 통해 요구사항을 재차 전달했다.
시 관계자는 "영업시간과 대출 부분은 지자체 권한이 없어 어려운 부분이 있고 정부에 재차 건의하고 있다"며 "특별손실지원금은 명절 전 최대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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