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스마트시티와 슈퍼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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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스마트시티와 슈퍼컴퓨터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

  • 승인 2021-02-04 09:50
  • 수정 2021-02-04 14:17
  • 신문게재 2021-02-05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황순욱 NEW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
2018년 초 세종 5-1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가 국가시범 스마트시티로 선정됐다. 5G·인공지능·자율주행·가상현실 등 첨단 신기술을 실제로 구현하고, 이를 통해 축적한 스마트시티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다. 15년 이상 장기적인 혁신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민관 합동 사업법인(SPC)으로 세종은 LG CNS 컨소시엄, 부산은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에너지 컨소시엄이 지난해 말 선정되는 등 국가시범 도시 구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백지부지에서 출발한 국가시범 도시가 첨단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세계적 스마트시티의 선도모델로 탄생되기를 기대한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을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해선 시뮬레이션이 필수다. 전통적으로 슈퍼컴퓨터는 수치 모델 기반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현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도구로서 널리 사용돼 왔다. 슈퍼컴퓨터를 활용하면 도시의 복잡한 문제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분석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해외에선 스마트시티 구축에 슈퍼컴퓨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싱가포르는 지난 5년간 총리실 주도로 RIE2020 계획(Research Innovation Enterprise 2020)을 추진했는데, RIE2020의 4대 주제 중 하나인 '도시'의 핵심과제가 디지털 트윈 기반의 '가상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다. 공공·3D 모델링·인터넷·IoT 센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연계·통합한 가상공간에서 물리적 싱가포르를 모니터링·시뮬레이션·시각화할 수 있다. 가상 싱가포르에서 크게 가치를 발휘하는 분야가 도시 시뮬레이션이다. 도시에는 미세먼지 발생·열섬·빌딩풍 등 다양한 현상이 존재하는데 이를 가상공간에서 흉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도시 전체 3D지도, 각 빌딩의 높이나 건물의 재질, 가로수의 위치 등을 기반으로 각 단위면적 당 시간에 따른 도시 전체 빌딩 사이의 공기 흐름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이 필수적이다.

미국 시카고의 AoT(Array of Thing)는 엣지컴퓨팅 기반의 무선 센서 플랫폼과 슈퍼컴퓨터를 연계해 도시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다. 시카고 전역에 흩어져 있는 100여 개의 AoT 노드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대기·소음·교통 흐름 등 도시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는 목적에 맞게 에지 컴퓨팅노드에서 가공 처리된 후 중앙의 슈퍼컴퓨터로 전송된다. 가공 데이터는 머신러닝·딥러닝 기술 등을 사용해 대기 상태·교통 상황·건물 에너지·운송 등을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된다. 예로, 아르곤 국립연구소는 수집된 AoT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의 기상 모델과 빌딩 에너지 해석 모델을 결합한 대규모의 '멀티스케일 결합 도시 시스템(Multiscale Coupled Urban Systems)' 연구를 위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슈퍼컴퓨터인 '서밋'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의 경주와 포항 지진 사례로 볼 때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 늘 지진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일본은 고해상도 도시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지진 유형에 따른 도쿄 중심부의 건물의 피해를 예측하는 데 일본 자체 개발 슈퍼컴퓨터인 'K 컴퓨터'를 활용했다. 다양하고 복잡한 스마트시티 플랫폼에서 슈퍼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슈퍼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방형 인터페이스와 개방형 자원·데이터 관리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안전한 슈퍼컴퓨팅 환경을 위해서는 보안 기술 개발도 병행돼야 한다. 국가시범 스마트시티 플랫폼 구축에 슈퍼컴퓨터 활용에 대해 한번 진지하게 논의해보자.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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