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생명연 대전 본원 본관 앞에 설치된 천막. 노조는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임효인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이 임기 4년째에도 마무리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정부출연연구원에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연구노조)은 16일 용역노동자의 직접고용 전환을 요구하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전 본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농성을 시작했다.
아직 정규직 전환이 완료되지 않은 출연연은 모두 7곳으로 생명연을 비롯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KBS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다.
연구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초 정규직 전환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정 3자 회의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 참석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 담당자가 사용자인 출연연에 제대로된 직접고용안 제출을 지시했다. 사측인 출연연 상당수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자회사 방식으로 요구하는 상황에서 노동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공하란 것이다. 현재 KBSI·ETRI·원자력연은 관련된 내용을 제출했지만 일부 출연연은 이마저도 실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연구노조 소속 조합원과 정의당 대전시당 등 70명가량이 참석해 정부와 출연연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연구노조는 "더 이상은 대화를 통해 정규직 전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미합의 출연연 용역노동자가 직접고용으로 전환이 확정될 때까지 끝장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정오께 연구노조 조합원 등이 생명연 대전 본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연구노조는 앞서 박근혜 정부의 출연연 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생명연 본원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인 적이 있다.
이날 농성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인사로 인해 담당자가 바뀌면서 현황을 파악하는 대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완료가 안 된 7개 출연연과 최근 영상회의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당장 만날 수도 있지만 내용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서 얘기하는 건 형식적인 것밖에 안 돼서 충분히 숙지해서 쟁점 사항이 정리되면 입장을 들으려고 한다. 조만간 계획을 잡아 실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