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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선의 전초전 성격인 띤 이번 선거에서 참혹할 정도로 여당을 무너뜨리는 저력을 보이면서 제1 야당의 모습을 되찾을 동력을 회복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현 정부에 대한 심판론에 무게가 실리는 여론이 강하게 보인 분위기 속에서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에서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고무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선거 전에는 결과에 따라 일부 국민의힘 내부에선 제3지대 창당을 예상하며 윤석열 전 총장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기도 했지만, 선거 결과로 오히려 윤석열 전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흡수하는 야권 통합론에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통합 야권'이 구성된다면 서울시장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민주당 대 반민주당 형태로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지방선거가 치러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개인 SNS와 언론 매체 라디오를 통해서 꾸준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을 포함하는 '통합 야권'을 강조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보궐선거 다음날인 8일 SNS를 통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힘을 야권 대통합의 플랫폼으로 만들자"고 강조했으며, 9일 라디오에선 국민의당과 통합전당대회에 대해 "합당 시간과 방식에 대해서 정리 후 통합전당대회가 될지 우리당 전대 후 통합할지는 선후 문제다"라며 '야권통합'을 수차례 강조하고 나섰다.
여기에 선거 직후 국회서 초선 의원들의 '영남 꼰대당' 탈피 집단행동과 홍준표 의원 복당에 대해서도 "당 리더십이 젊어지고 새로워져야 하는 방향은 공감하며, 지푸라기 하나라도 힘을 합쳐 대선을 치러야 하므로 모두 함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3지대 출범과 윤석열 사단으로 흡수를 내심 바라던 지역 정치인들은 셈법이 복잡해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정치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고, 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정치 피로도가 언젠간 터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리 터져버린 뇌관이 오히려 내년 대선과 지선에선 야권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전의 모 정치인은 "일부에선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패하면 보수층의 모멘텀 자체를 상실할 것으로 보기도 했지만, 사실 충청권 다수의 정치인 중에선 오히려 제대로 된 보수 정당의 재건과 대선을 위해선 서울에서 패배하는 것도 나쁘진 않았을 거라고 판단하는 정치인들도 많았다"고 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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