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키우려다 다 놓칠수도'…한은, "행정통합, 거점도시 위상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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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키우려다 다 놓칠수도'…한은, "행정통합, 거점도시 위상 강화해야"

한은, BOK 이슈노트 '지역 간 인구이동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발간
"모든 지역 균일한 성장 실현 가능성 낮아"…거점도시 위상 강화 강조

  • 승인 2026-02-11 17:35
  • 신문게재 2026-02-12 3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권역 내 이주에 따른 자녀 경제력 비교
권역 내 이주에 따른 자녀 경제력 비교.(자료=한국은행 제공)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최근 논의되고 있는 행정구역 통합 모델이 기존 거점도시의 위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행정통합을 둘러싸고 여야 간 이견과 지역별 주도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은행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 모든 지역의 균일한 성장을 추진하기보다 거점도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이목이 쏠린다.

11일 한국은행이 BOK 이슈노트를 통해 발표한 '지역 간 인구이동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보고서에 따르면 비수도권에서 태어나 고향에 남은 자녀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경제력 개선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소득이 하위 50%였던 자녀의 소득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하위 50%에 머무는 비율은 과거(1971~1985년생)에는 50%대에 불과했으나, 최근(1987년~1990년생)에는 80%가 넘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하위 50% 구간에서 상위 25%로 계층 상향을 이뤄낸 비율은 13%에서 4%로 크게 떨어졌다.

비수도권 저소득층 가난 대물림 현상 지표
비수도권 저소득층 가난 대물림 현상 지표.(자료=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지역 이동 여부를 경제력 계층 이동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부모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자녀의 평균 소득 순위는 부모보다 6.5%포인트 올랐지만, 고향에 남은 비이주 자녀는 2.6%포인트 하락하면서다. 이주 자녀의 소득·자산 대물림(RRS) 지표는 각각 0.13, 0.26으로 비이주 자녀(0.33, 0.46)보다 낮았다.

결국 비수도권에서 출생해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고향에 남은 자녀들에게서 '가난의 대물림' 현상이 심화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권역 내 이주의 이익 축소 원인으로는 비수도권 거점도시의 위상 하락과 산업경쟁력 위축 등이 지목된다.

한은은 비수도권 출생 자녀는 수도권으로의 이주 유인이, 수도권 출생 자녀는 수도권 내 잔류 유인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전국 청년층의 일방적인 수도권 집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국가 전체적으로 지역 간 양극화, 사회 통합 저해, 초저출산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비수도권에서의 계층상승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거점도시 중심 발전'과 같은 실효적인 균형발전 전략이 구체적으로 실행돼야 한다. 모든 지역의 균일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비수도권에서 그나마 집적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거점도시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지자체 간 유사한 전략과 경쟁으로 역량을 낭비하기보다 광역 차원에서 지역별 특화와 효율적 분업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비수도권의 산업기반과 일자리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은 거점도시 집중 투자가 긴요하다"고 제언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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