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다문화] 깨진 그릇에 새로운 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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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다문화] 깨진 그릇에 새로운 생명을

일본의 불완전 미학 '킨츠기(金継ぎ)'

  • 승인 2026-08-23 11:36
  • 수정 2026-08-23 11:43
  • 신문게재 2026-02-15 35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EXIF_[8-4]소마세츠코 기자 - 킨츠기2
깨진 그릇을 단순히 버리지 않고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되살리는 일본의 전통 기법 '킨츠기(金継ぎ, 금잇기)'가 국내외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킨츠기는 깨지거나 금이 간 도자기의 파손 부위를 옻으로 접착한 뒤, 금이나 은 등의 금속 가루를 입혀 복원하는 전통 수리 기법이다. 깨진 흔적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작품의 일부로 살려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러한 방식에는 불완전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본의 미의식인 '와비사비(侘び寂び)'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IF_[8-4]소마세츠코 기자 - 킨츠기
킨츠기의 기원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옻을 이용해 깨진 그릇을 수리하는 기술은 조몬 시대(약 1만 3000년전~기원전 4세기)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금 대신 붉은 도료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접합 부위를 장식했다. 이후 무로마치 시대(1336~1573년)에 차 문화가 크게 발달하면서 금을 사용한 현재의 킨츠기 기법이 자리 잡았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킨츠기의 가치는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전통 공예를 넘어 액세서리와 현대 미술 작품에도 활용되며 새로운 예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초보자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간이 킨츠기 키트'가 판매되면서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전통 공예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킨츠기는 단순한 복원 기술을 넘어 일본 고유의 미적 감각과 철학을 담고 있다. 화려하고 완벽한 것보다 흩날리는 벚꽃이나 이끼가 낀 돌처럼 시간의 흔적과 불완전함에서 깊은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 바로 와비사비의 정신이다.

이러한 철학은 우리의 삶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처와 실패, 뜻대로 되지 않았던 과거 역시 삶을 더욱 깊고 단단하게 만드는 소중한 흔적이 될 수 있다. 깨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킨츠기는 상처를 감추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흔적마저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소마세츠코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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