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101-삼겹살 고장 청주의 향토 음식은 ‘짜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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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101-삼겹살 고장 청주의 향토 음식은 ‘짜글이'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 승인 2026-03-09 16:48
  • 신문게재 2026-03-10 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삼겹살데이는 2003년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시작되었으며, 삼겹살은 1931년 문헌에 '세겹살'로 기록될 만큼 오래전부터 한국인이 즐겨온 대표적인 부위입니다.

청주는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독특한 삼겹살 구이 문화를 정착시켰을 뿐만 아니라, 돼지 앞다리살인 '쫄데기'를 활용해 자박하게 끓여내는 '짜글이'를 지역 대표 향토 음식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이러한 돼지고기 요리들은 역사적 유래와 차별화된 맛을 바탕으로 청주의 미래 유산으로 선정되는 등 고유한 식문화를 형성하며 K-푸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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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남주동 우시장. (사진= 김영복 연구가)
3월 3일은 삼겹살데이라고 한다.

3월 3일을 삼겹살데이로 정한 핵심 이유는 날짜의 '3 3'이 삼겹살의 '삼(三)'과 연관되어 기억하기 쉽고, 봄 초 모임·외식 수요와도 잘 맞는 시기라는 점이 결합(結合)되어 언어유희로 '삼겹살 먹는 날'로 정착했다.

삼겹살데이의 유래는 2003년 경기도 파주시와 파주연천축협이 제정·홍보한 것이 시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구제역 등으로 양돈 농가가 어려웠던 시기에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캠페인 성격이 강해 서서히 정착되어 갔던 것이다.

그런데 3월 3일은 삼겹살데이가 비록 파주시와 파주연천축협이 제정 홍보하기 시작했다 해도 삼겹살하면 청주 서문시장이 떠오를 정도로 유명하다. 청주시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일원에서 '3·3데이 청주 삼겹살 축제'를 연다.

한편 북부시장에 가면 족발이 유명하여 미식가들이 자주 찾는 곳인데, 이곳 족발은 요즘 왕족발과 달리 돼지 발목 부분만을 삶은 재래식 족발이다.

그뿐 아니라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짜글이'도 그 태생이 청주다.

삼겹살에 대한 기록은 1931년 방신영(方信榮 1890~1977)이 쓴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6판)에 나오는 '세겹살(뱃바지) 배에 있는 고기(돈육 중에 제일 맛있는 고기)'라는 구절은 삼겹살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일제 강점기 조선식찬연구소(朝鮮食饌硏究所) 소장으로 있던 재야 지식인 홍선표(洪善杓 1890~1977)가 1940년에 쓴 『조선요리학(朝鮮料理學)』에도 "세겹살은 가장 맛 좋은 부위"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삼겹살은 세겹살 혹은 "삼층제육(저육)(三層猪肉)"이라고 불렀다. 조선요리제법에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조리법으로 '저육구의(猪灸)', '제육편육'이 등장한다.

1934년 11월 3일자 「동아일보」 기사를 보자. '도야지(돼지)고기' "조선에 있어서는 강원도에서 조 껍질을 먹고 자란 것이 좋다. 돼지 뒤 넓적다리와 배 사이에 있는 '세겹살(삼매라 하는)'이 제일 맛이 있다 하고"라고 했다. 이 당시 삼겹살을 세겹살 혹은 '삼매(三枚)'라 불렀던 것이다.

도축(屠畜) 시 가죽을 제거하지 않고 뜨거운 물과 탈모기를 이용해 털을 제거하는 것을 탕박, 박피기를 이용하여 가죽을 제거하는 것을 박피라고 한다. 그러므로 가죽이 분리되지 않은 삼겹살인 오겹살은 탕박을 통해 도축된 돼지에서만 얻을 수 있고 대부분의 도축이 탕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두 도축 방법 간에 품질의 차이는 없으나 얻을 수 있는 고기의 양은 약 7% 정도(탕박 77% 내외, 박피 70% 내외) 차이가 난다.

삼겹살이라는 말이 사전에 등록된 것은 1994년으로 "돼지의 갈비에 붙어 있는 살. 비계와 살이 세 겹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돼지고기"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렇지만 '삼겹살' 하면 떠오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청주 서문동 오거리 서쪽에 있는 서문시장으로 오거리를 중심으로 하여 오른쪽은 속칭 족발 골목이고, 왼쪽은 서문시장이며, 북쪽은 간선도로로 통하는 시가지인데 이 길이 바로 청주 읍성이 있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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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사진= 김영복 연구가)
서문시장은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1960년도 당시에는 청주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손꼽았다.

이 서문시장에 1960년대 말 '만수집', '딸네집'에서 연탄불에 석쇠를 올려놓고 고기에 소금을 뿌려 구워 먹는 삼겹살 조리법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굳이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의 유래를 지역 원로들의 증언이라며 일본 '시오야끼(しおやき)'를 들먹여 가며 마치 서문시장 삼겹살 구이가 일본에서 유래된 것인 양 설명하고 있다.

물론 연탄 보급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일본으로부터 그 제조 기술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연탄은 도시 일부 군수 산업용으로 사용되었을 뿐 일반 가정은 극히 제한적으로 일부만 사용했다.

한국의 연탄이 가정에서 사용하게 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이며 1960년대부터 1970년대는 한국 가정의 70~80%가 연탄아궁이를 사용하던 시기로 화덕과 석쇠가 일반화되었던 시기다.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일부 지역 원로들의 증언을 1960년대 말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그냥 '삼겹살 화덕구이'나 '삼겹살 석쇠구이'라고 하면 될 것을 '시오야끼(しおやき)'라는 일본어를 설명까지 하면서 삼겹살구이에 사용하는 의도(意圖)가 무엇인지 의아할 뿐이다.

어쨌든 맑은 고을 사람으로 불리는 청주인(淸州人)들은 예로부터 기쁠 때나 슬플 때 돼지고기를 함께 나눠 먹길 좋아했다고 한다.

청주에서는 삼겹살을 이 지랑물에 담가 굽거나 굵은 소금을 뿌려 구웠는데, 이는 잡냄새를 없애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비법으로 전수되었다.

또한 여기에 육류와 채소류의 조화를 위해 파절이와 묵은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이 셋은 함께 청주에서 삼겹살을 맛보고 간 사람들을 통해 입소문이 퍼져 나가면서 청주 삼겹살 문화가 정착되었다.

청주 등 충청도에서는 대부분 생간장보다 간장으로 달여 진하고 구수한 맛을 내 먹었다.

간장 달이는 온도는 섭씨 80℃의 온도에서 10∼20분 정도 지속해서 달이는데, 이때 생기는 거품은 자주 걷어 내야 한다. 간장이 좀 묽은 것 같으면 오래 끓이고, 달인 장은 완전히 식힌 후 독에 붓고 뚜껑을 닫아 보관한다.

필자가 어렸을 적만 해도 이렇게 간장 달이는 집들이 많았으며, 간장 달이는 날이면 쿰쿰한 냄새가 온 집안뿐만 아니라 온 동네에 우리 집 장(醬) 달여요~~ 하듯 퍼졌다.

이렇게 달인 간장을 충청도에서는 지랑물이라고 했다.

삼겹살을 이 지랑물에 담가 굽거나 굵은 소금을 뿌려 구운 삼겹살은 서문시장만의 독특한 맛으로 정착되고, 이에 서문시장 상인들은 지난 2012년부터 마침 쇠락한 시장에 삼겹살거리를 열었다.

그러나 삼겹살은 청주 이외의 지역에도 널리 알려진 국민 먹을거리가 되었고,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K-food 중 하나가 되었다.

굳이 돼지고기로 할 수 있는 청주의 향토 음식 하면 삼겹살보다 '짜글이'를 꼽는다.

청주에는 돼지고기 요리 중 찌개도 두루치기도 아닌 국물을 졸여 가면서 먹는 요리 '짜글이'가 있는데, 청주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은 '짜글이'가 작년 2025년에 청주 미래 유산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 '청주 짜글이'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 당시 청주 지역 대학가 포장마차촌에서 값싼 식사와 안줏거리로 대중화됐다고 알려지고 있다.

'짜글이'는 평범한 돼지고기찌개를 끓일 때보다 더 국물을 졸여 가며 밥과 함께 '비벼 먹기' 좋게 만든 것이다. 이 '짜글이'는 먹다가 국물이 자작자작하게 졸여지면 밥을 비벼 먹기도 하지만 짜글이 속 고기를 건져 상추 등 쌈 채소에 쌈을 싸 먹는 것이 백미라 할 것이다.

'짜글이'는 "짜글짜글"하게 지져지는 의성어(擬聲語)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주의 본토 '짜글이'는 '쫄데기'를 써야 제맛이 난다.

그렇다면 '쫄데기'는 돼지고기의 어떤 부위일까? '쫄데기'는 돼지의 앞·뒷다리살로 흔히 사태 부위를 부르는 충청도 사투리로 말 그대로 식감이 굉장히 쫄깃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청주 '짜글이'는 '쫄데기' 중에서 돼지 뒷다리보다 주로 앞다리를 쓴다.

돼지 앞다리(Forelimb)를 전지(前肢)라고도 하는데, 돼지의 어깨(견갑골)와 앞다리 부위의 살을 의미한다. 앞다리살의 특징은 운동량이 많아 근육이 발달되어 있으며,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앞다리살은 적당한 지방량과 적당한 근육량을 가진다. 삼겹살보다는 지방량이 적고 뒷다리살보다는 지방량이 많다. 비계와 함께 구우면 삼겹살 부럽지 않은 맛을 가지고 있으며 비계를 제거하면 엄청난 고단백질 부위가 된다.

짜글이는 쫄데기와 감자, 파, 양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채소, 여기에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쓴 매운 양념을 넣어서 자박하게 끓여 낸 국물 요리로 주방에서 한 번 끓여서 나오지만 테이블에서 자박자박하게 끓이며 먹어야 더욱 맛있다. 이름도 그렇지만 좀 짜다 싶을 정도로 자박하게 끓여 줘야 제대로 맛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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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대추나무집. (사진= 김영복 연구가)
청주 '짜글이' 맛집으로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사천로18번길 5 '대추나무집'이 있다.

이 집 '짜글이'의 '쫄데기' 식감이 갈비살보다 좋다.

이 집의 아쉬운 점은 14,000원의 짜글이 1인분 값이 혼자 가면 1,000원을 더 받아 15,000원이다.

혼자 조용히 맛집 방문을 하는 필자로서는 야속한 집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두 사람 이상이 아니면 아예 음식을 팔지 않는 집보다는 괜찮다.

청주에는 짜글이의 일종으로 '울대찌개'라는 것도 있다. '울대'란 목의 앞쪽으로 톡 튀어나온 부분을 뜻하는 것으로, 이쪽 부위의 살을 발라내 끓인 음식이다. 돼지의 목 갈비 부분이라고도 하고 식도(食道) 부분이라고 하며, 돼지 한 마리에 대략 200~300g 정도 나오는 부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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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대추나무집 짜글이. (사진= 김영복 연구가)
즉, 울대찌개란 짜글이찌개 중에서도 울대 부분 살을 사용한 찌개를 뜻한다.

짜글이찌개와 별 차이가 없으나 식감은 좀 더 단단하고 쫄깃한 느낌이 강하다. 다른 부분은 같다.

청주에 가면 충북 청주시 청원구 율봉로 175번길 10-13 율랑돼지두루치기 울대찌개집에 가면 봄 내음이 향긋한 냉이, 버섯, 두부, 당면, 각종 야채가 들어간 '냉이울대찌개'를 맛볼 수 있다.

짜글이 느낌이 나지만 '쫄데기'가 아닌 '울대'가 들어가고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나면서 돼지고기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맛이 입맛을 더 당긴다.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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