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25-09-02
"AI가 좋은 점은 내가 계속 물어봐도 화를 내지 않는다는 거야." 환갑을 앞둔 아버지는 묻는 말마다 툴툴거리는 딸한테 내심 서운하셨나보다. 앱으로 택시조차 부르지 못할 정도의 '디지털 문맹'이었던 아버지는 퇴직하고 나서 첨단 IT 시대(?)에 살고 있음을 몸소 체감하..
2025-08-31
지난주 볼일을 보기 위해 동네 행정센터를 찾은 뒤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금요일 오후 개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연차를 쓴 직장인이 몰리며 행정센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폐기물 스티커 발급을 위해 방문한 나는 평소보다 2~3배 많은 시간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던..
2025-08-26
지난 7월 9일 금산군 제원면 출렁다리가 있는 금강에서 20대 중학교 동창생들이 목숨을 잃었다. 소식을 접한 지역사회는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렇게 위험한 곳에 경고를 무시하고 왜 물놀이를 한 것이지?라는 두 가지 감정에 휩싸였다. 돌이켜보면, 인명피해 큰 사고이었음에도 원..
2025-08-25
국회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노동권 강화 입법 드라이브가 연이틀 계속되고 있다. 먼저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의 교섭창구를 원청으로 확대하고,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했으며, 사용자 개념과 노동쟁의의 범위를 확대한..
2025-08-19
"살게 없어요." '2025 대전 0시 축제'가 한창이던 8월 16일 오후 5시. 대전 중앙로를 기점으로 길게 이어진 지하상가에서 1시간가량 서성이는 동안 수많은 방문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대전의 대표 축제를 표방하며 민선 8기에 탄생한 0시 축제는 올해..
2025-08-18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발표되면서 충남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충남 현안이 적잖게 반영되긴 했으나, 충남도가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던 행정통합, 국립의대 건립 등 주요 과제는 국정과제 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
2025-08-17
도시의 한복판을 달리는 자율주행차 안에서 인공지능(AI)이 승객의 바이오리듬을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루트와 음악을 제공한다. 병원에서는 AI가 의료진과 협력해 MRI 스캔 단 몇 초 만에 미세한 병변까지 찾아내고 스마트팩토리에서는 AI 로봇이 인간의 창의성과 결합해 혁..
2025-08-10
'보물산 프로젝트'는 '뜨거운 감자'다. '보물산 프로젝트'는 민선 8기 대전시가 대전 보문산 일대에 새로운 랜드마크로서의 전망타워 건립 및 관광자원 간 연결수단(케이블카)조성으로 대전관광을 활성화 시키고 가족단위 체류형 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다. 쉽게..
2025-08-05
편집국 후배 기자와 '대전 둔산지구의 미래를 그리다' 시리즈를 최근 마무리했다. 버티고 있는 원도심 자치구에 미안했지만, 대전의 중심인 둔산이 30년이 지난 만큼, 미래를 그려보자는 취지였다. 둔산은 1988년 3월 부산 해운대와 대구 수성, 경기도 분당, 일산 신도시..
2025-08-04
국가 공모사업은 말 그대로 '공개 경쟁'이다. 정책 기획력과 추진 의지를 평가받는 자리, 정책이 정치보다 우위에 있다는 믿음이 작동하는 제도다. 하지만 최근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공모를 바라보는 지역 현장의 분위기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해당 공모..
2025-08-04
하루에도 수많은 문장이 종이 위를 채우지만 그중 단 한 줄이라도 독자의 눈을 붙잡았다면 그 제목을 만든 누군가는 그걸로 충분히 보람을 느꼈을지 모릅니다. 신문 한 면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손이 닿습니다. 그중에서도 '제목'을 고민하는 편집기자의 손은 조용하지만 집요하게..
2025-07-15
'친구라며 동맹국들에 삥을 뜯는 그가, 친구라며 빵셔틀 시키는 학교 일진들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요.' 최근 본 한 인터넷 댓글이 눈에 확 띄었다. 요즘 내 마음과 같아서다. 올해 글로벌 경제 최대 이슈는 미국의 관세 조치로 전 세계는 지금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7-09
국내 주식시장이 드디어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 트럼프 정부 2기 출범과 한밤중 난데없이 등장한 '비상계엄'으로 온갖 고초를 겪었던 국내 증시는 최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의 영향을 받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코스피는 3년 9개월 만에 31..
2025-07-07
"학교가 흔들렸다고요?" 6월 17일 오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날 오전 9시가 좀 안 된 시각 대전가원학교 건물 왼편 4층 교실에서 성인 교사 3명이 교실 흔들림을 감지했다는 것이다. 학교에 도착하니 경찰과 소방이 와 있었다. 최악의 상황까지 떠올리며 학교에 도착..
2025-07-01
또다시 '이전'이다. 이번엔 해양수산부다. 정부는 해수부를 세종에서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명분은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 강화, 정책 효율성 제고다. 해양 정책의 현장성과 시급성을 강조하며 마치 부산행이 유일한 해법인 듯 말한다. 그러나 대전·세종 시민에게 이..
2025-06-30
대전시가 꿈돌이 마케팅에 진심이다. 1993 대전 엑스포 공식 마스코트로 탄생한 꿈돌이는 한 때의 추억으로 조용히 잊혀지는 듯하다가 2020년 뜻밖의 계기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전국의 흙수저 마스코트들이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카카오TV 오리지널 서바이벌 예능 '내..
2025-06-25
옛말에 말은 제주로,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난 현재, 너무나 많은 사람이 서울에서 산다. 지금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엔 우리나라 인구 과반이 살며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지방 중 일부는 소멸지역으로 불리며 기형적 구조가 커지고 있다. 이는 결국..
2025-06-23
"김용균이 죽은 지 7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의 노동 현장에선 산재 사고가 비일비재하다. 이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이 마련돼 있지만 이러한 법령이 무색하게 지난 20일 대한전선 당진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2025-06-15
"안전 이별 했어?" 대학 때 이별 소식이 들리면 친구들끼리 꼭 묻던 말이었다. 말 그대로 "연인과 이별할 때 폭언과 구타, 해코지 등 위험한 일 없이 안전하게 헤어졌느냐"는 물음이다. 주변에도 전 연인의 집착에 고생했던 사람이 있었다. 당시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던 A..
2025-06-10
지난 6개월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3일 10시를 넘긴 시간, 남편과 늦은 저녁을 먹고 고양이들과 놀며 시간을 보내던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러다 문뜩 핸드폰을 봤을 때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친한 기자들과 공무원들이..
2025-05-13
좁은 땅덩어리. 이 중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엔 우리나라 인구의 과반이 살고 있다. 해마다 지역 인재가 서울로 유출되는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는가 하면, 수도권에 인구가 쏠려 있는 기형 구조로 부동산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내집 마련의 꿈을 잃은 서울에선 저출산이 심..
2025-04-27
거짓말에 무게가 있을까? 용서되는 거짓말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거짓말도 있을까? 하루 대화 중에 거짓은 얼마나 섞여 있을까. 편집국 마감 시간을 앞둔 업무에 바쁜 시간에도 이런 생각이 몇 차례씩 머릿속을 빗겨간다. 최근 있었던 경험때문이다. 지난 20일 일요일 아침이었..
2025-04-16
수년간 왕좌를 지켜낸 챔피언이 있다. 챔피언의 머리엔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들이 박힌 왕관이 씌워져 있다. 저 눈부신 왕관을 뺏기 위해 수많은 도전자가 등장한다. 각자 동네에서 날고 기는 존재였지만, 어림없다. 챔피언의 강력함에 정면으로 맞선 도전자들은 무력하게 쓰러..
2025-04-02
내포본부로 발령받은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새내기 내포인이 본 내포신도시의 밤은 마치 유령도시 같다. 사실 낮 시간에도 인근 광역지자체만큼 활발하진 않다. 최초 내포신도시를 계획할 때 충남도의 행정 중심지로 10만 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하지만,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