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선거제도 개혁, 개혁이라는 단어조차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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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선거제도 개혁, 개혁이라는 단어조차 아깝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 승인 2026-04-26 16:41
  • 신문게재 2026-04-27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설재균
설재균 팀장
지방의회는 시민의 삶에서 가까운 의사결정 기구다. 예산을 심의하고, 조례를 만들고, 집행부를 견제한다.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의회가 지역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실제로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청년도, 여성도,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진 시민도 자신의 의견을 말해줄 대표를 의회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6·3 지방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는 지방선거에 임박해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 개정안을 의결했다. 주요 내용은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 비례대표 비율 상향, 당원협의회 사무소 허용 등 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개정안 개혁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 민망하다. 해당 법안들은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대전시의회를 돌이켜보면, 선거 때마다 거대 양당이 번갈아가며 의석 대부분을 가져가는 것으로 끝났다. 지역 민심이 거대 양당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선거 구조가 단순 구조 의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금 대전시의회는 한 선거구에서 딱 한 명만 뽑는 소선거구제로 운영된다. 한 선거구에서 40%를 얻은 후보가 당선되면, 나머지 60%를 찍은 유권자는 의회에 자신을 대변할 대표가 없다. 표는 행사했지만 그 표는 결과에 반영되지 않는다. 선거를 치렀지만 시민의 의사는 온전히 대전시의회에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중대선거구제를 계속 이야기 하고 있다. 선거 구조를 바꿔야 우리의 표가 좀 더 가치를 얻고 우리를 대표 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들 수 있다.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선출하면 당선 문턱이 낮아지고, 다양한 정치 세력이 의회에 진입할 수 있다. 더 많은 시민의 표가 의회에 반영 될 수 있게 된다. 유권자의 '찍어도 어차피 소용 없다'라는 사표 심리도 방지 할 수 있다. 유권자들도 어떠한 계산이 아닌,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폭이 넓어진다. 시민의 의사가 의회에 더 충실하게 닿는 구조, 이 구조를 바꾸는 것이 중대선거구제다.

이번 개정으로 시·도의회의원 선거 최초로 광주광역시 일부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쉽지만, 중대선거구제의 진짜 효과는 전면 도입될 때 나온다. 일부 지역의 몇 개 선거구를 바꾸는 것으로는 구조가 달라지지 않는다.

중대선거구제는 아쉽지만, 비례대표 개정안을 보고 있으면 실망스럽다. 비례대표 비율이 시·도의회 기준으로 지역구 정수의 10%에서 14%로 올랐다. 숫자만 보면 개선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상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병립형 비례대표제 방식의 상향이다. 병립형은 지역구 선거와 비례대표 선거가 완전히 분리되어,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얻은 정당이 비례 의석도 그대로 추가로 가져가는 방식이다.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비례 의석까지 챙기는 구조는 그대로다. 결국 비율이 올라도 의회 구성의 다양성은 실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비례성을 높이려면 정당 득표율이 의석에 연동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논의되어야 한다.

앞서 이야기 한것 뿐만 아니라 정당활동의 기반이 되는 정당법도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 정당법 개정안에 당원협의회에 사무소 1개소를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2004년 지구당 폐지 이후 당원협의회는 법적으로 사무소를 둘 수 없었다. 이번 개정안은 다시 지구당을 합법화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지지율 5% 이상 정당에만 허용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 기준이면 거대 양당과 일부 원내 정당만 사무소를 둘 수 있다. 지역 정치 활성화와 시민 참여 확대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이 기준선은 삭제되어야 한다. 현재의 조건으로는 거대양당의 기득권 강화로 귀결될 뿐이다.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기초 단계다. 시민이 직접 설계하거나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진지하게 다뤄져야 한다. 중대선거구제의 전국 확대, 비례대표의 실질적 확대, 당원협의회 사무소 설치 봉쇄조항의 삭제 방향. 이 세 가지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선거제 개혁이라는 말이 성립할 수 있다. 그 전까지 '개혁'이라는 이름은 과하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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