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의 도시행복학] 36. 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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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의 도시행복학] 36. 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 승인 2026-05-13 10: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0-신천식(2026)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주인공이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거대한 벌레로 변해있음을 발견했다.'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소설은 잠자다가 거대한 벌레가 되어버린 주인공의 파격적 변신을 다룹니다. 그는 가족의 생계를 혼자 책임지며 자신의 욕구와 감정, 꿈을 외면해 왔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본능만 가진 벌레처럼 살아왔습니다. 변신은 순간적 사건이 아니라 오랜 자기 소멸 과정의 구체적 가시화입니다.

당신도 어느 날 갑자기 벌레가 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현대 사회는 일로 사람을 평가하고 일로 사람을 차별한다. 어떤 일에는 적당한 존경과 부러움이 숨어있기도 하고, 어떤 일은 부끄러움과 원망이 묻어나기도 한다. 부모의 직업은 학생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회 자산이 된다. 영화 친구의 명대사 중 하나인 '너희 아버지 뭐 하시냐?'는 학생이 속한 사회적, 경제적 지위와 배경을 확인하는 포괄적 질문이 된다. 일은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되기도 한다. 물론 첫눈에 반해 치열하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혼인에 이른 이들도 아직은 있기는 하다.

인간은 왜 일하는가? 인간은 무엇을 위하여 일하는가? 일에는 도대체 어떤 의미가 숨어있는가? 실직자나 백수는 밥 먹을 자격도 없어야 당연한가? 직장이 없으면 명절에 가족 모임까지 빠져야 하는 것인가? 취직 못 한 것이 온전히 개인의 책임인가? 실업자는 가족의 수치이고 부끄러움인가? 좋은 학교를 나와 직장을 잡고 마음에 드는 반려자와 가정을 이루는 것만이, 행복을 이루는 한국인의 정형화된 성공 방정식이어야만 하는가? 1인 가구 증가와 비혼주의 증가 역시 일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인가? 이제 막 진입한 AI 주도의 미래사회의 도래는 현대인의 최우선 관심사 중 하나인 일의 의미와 역할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걱정된다. 현존 일자리의 대부분이 사라진다고 하니 일 중독 인간은 어찌 되나? 문학은 인간의 몸과 감정과 감각이 일과 대면하는 지점에서 일의 전통적 의미를 상기하기도 하나, 일의 의미를 곱씹어 뼈아픈 성찰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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