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의의 저울이 고장 난 당진, '그들'의 침묵이 남긴 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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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의의 저울이 고장 난 당진, '그들'의 침묵이 남긴 흉터

당진 박승군 기자

  • 승인 2026-05-28 06:56
  • 수정 2026-05-28 10:26
  • 박승군 기자박승군 기자

10년 전 당진에서 발생한 청부 학교폭력 사건이 뒤늦게 공론화되었으나, 가해자 측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역 국회의원은 진심 어린 사과 없이 침묵과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평소 정의를 외치던 지역 시민단체들마저 진영 논리에 따라 선택적 침묵을 지키며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어 지역 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권력과 진영을 우선시하며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지 않는 당진의 비뚤어진 정의는 피해자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며 공정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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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박승군 기자(사진=박승군 제공)
약 10년 쯤 전, 당진의 한 중학교 울타리 안에서 은밀하게 벌어진 '청부 학교폭력' 사건이 뒤늦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피해자의 기억 속에는 여전히 생생한 아픔과 고통의 눈물이 흐르고 있고 이를 접한 지역 사회는 커다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하지만 정작 고개를 숙여야 할 이들의 풍경은 기이할 정도로 평온하다. 가해자 측은 어떤 공식 입장도, 진심 어린 사과도 없이 여전히 거리를 누비며 표를 구하는 선거운동에 여념이 없다.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고통의 무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측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가해자 측의 뻔뻔한 행보를 지켜보며 제2, 제3의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이 참담한 현실보다 당진시민들을 더 허탈하게 만드는 것은 그동안 당진의 '정의'와 '공정'을 독점하듯 외치던 이들의 기묘한 '침묵'이다.

그간 당진의 시민단체들은 얼마나 발빠르고 야무졌던가. 권력의 부당함이나 상대 진영의 작은 허물이라도 발견하면 기다렸다는 듯 시민단체의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촉구하곤 했었다.

만약 이번 청부 학폭 사건이 국민의힘 후보 측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지금쯤 당진 시내는 그들의 서슬 퍼런 규탄 목소리로 가득 찼을 것이다.

그러나 타깃이 더불어민주당 당진시장 후보 가족의 일로 바뀌자 그토록 당당하던 시민단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숨을 죽이고 손을 놓았다.

피해자의 절규는 외면한 채 함구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과연 시민단체와 민주당은 한 몸인가"라는 통탄 섞인 의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진영 논리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정의라면 그것을 어떻게 정의라 부를 수 있겠는가.

정치권의 대처 역시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지역 국회의원인 A 의원은 5월 26일 다량의 문자를 보내 협박성 태도를 보였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K 당진시장 후보는 피해자가 버젓이 존재하며 고통을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당사자 사과나 유감 표명 한마디 없이 철저한 '침묵 모드'로 일관해 왔다.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진영을 지키기 위해 피해자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고 있다.

묻고 싶다. 약자의 고통 앞에서도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것이 당진의 시민단체가 말하는 공정인가? 유력 정치인 가족이라는 이유로 학폭을 침묵으로 덮이는 것이 김기재 후보와 어기구 의원이 외치는 정의인가?

권력 앞에 작아지고 진영 앞에 눈을 감는 당진의 비뚤어진 공정 속에서 피해자의 멍든 가슴은 오늘도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당진=박승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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